당신이 이 앨범을 좋아할 확률, 50/50


아스트로 비츠(Astro Bits) - Bits of Universe

 

[소리 연구가의 신대륙 탐험기]

 

좋아할, 50
윤상에게 선택 받은 천재, 류이치 사카모토가 주최한 작곡 그랑프리 우승자, 그리고 김동률, 윤건, 존 박 등 수많은 음악가의 앨범 프로듀서까지. 이렇듯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아스트로 비츠(Astro Bits, 프로듀서명 bk!)는 음악 마니아들에게 무엇보다도 단 하나의 수식어로 통했다. 그것은 ‘국내 최초의 애시드 재즈(Acid Jazz) 전도사’였다.
본명 김범수로 발표한 앨범 [Guardian Angel (수호천사)]는 ‘시대를 앞서간 앨범’이라는 칭송을 받았고 그로부터 10년 후 공개한 정규 앨범 [Astro Bits]는 재즈, 보사노바, 테크노 등 다양한 들을 거리를 제공하며 마니아들의 귀를 자극시켰다. 이름난 마스터링 엔지니어로서 소리에 민감한 그인 만큼, 다양한 사운드로 청자들을 사로 잡은 아스트로 비츠의 음악은 그만큼 참신했다.
그로부터 각종 싱글 발매와 협업 등의 움직임이 있었지만 근 6년 만에 발매된 [Bits of Universe] 는 새삼 반가운 정규작이다. 눈에 띄는 건 정인, 양파, 리쌍 등 그와 교류했던 음악가들의 참여 비중이 늘었다는 것, 동시에 새로운 대중의 기호를 찾아가려는 시도가 곳곳에 묻어난다는 점이다.
한 편, ‘보고 싶어’나 ‘얘기, 얘기’같은 곡은 아스트로 비츠의 건재한 사운드 메이킹 능력이 여전하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이는 특히 지난 [Astro Bits] 앨범을 좋게 들었던 팬들에게는 추억을 되새김질할 수 있는 좋은 순간으로 기억될 것 같다. ‘집에 오는 길’은 다소 식상해질 뻔한 R&B 보컬이 재즈 풍 멜로디 덕에 한결 부드러운 인상을 주며, ‘별의 기억’은 우주의 법칙에 대한 순수한 고찰이 가사로써 증명되는 곡이다.
[Bits of Universe]는 무엇보다도 아스트로 비츠의 음악적 근황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앨범이다. 대중 음악계에서는 프로듀서 bk!로 보다 유명하지만, 중요한 건 아스트로 비츠와 음악 프로듀서 bk!의 영역은 별개라는 사실이다. 애당초 그의 음악에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건 유명세를 신경 쓰지 않는 태도였다.


또 다른, 50
새로운 시도란 늘 위험요소를 간직하고 있는 법이다. 지난 앨범들의 섬세한 느낌에 감명 받았던 청자들을 배려한다면 ‘어디선가’처럼 무대 지향의 일렉트로 하우스는 리믹스 트랙이 모인 뒷 순서가 어울리지 않았을까.
또한 외부 보컬이 부른 곡들 사이에도 묘한 불균등이 느껴질 수 있는데, 이는 피처링 보컬의 섭외가 좀 더 신중해야 했음을 시사한다. 대중적으로 익숙한 정인, 양파, 리쌍보다도 그의 노래를 더 잘 소화해내는 건 일렉트로닉 사운드에 익숙한 캐스커다. 물론 그의 음악적 공력을 생각했을 때 다양한 음악가들을 영입하여 앨범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건 좋은 시도였다. 그러나 그 방법이 모든 아티스트에게 통하는 지는 미지수다. 특히나 이렇게 아티스트의 개성이 뚜렷한 음악일 경우에 이는 더욱 조심스러운 시도가 되어야 할 것이다.

 

현대카드 뮤직 페이지

'music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Pnau - Soft Universe  (0) 2014.06.08
김아일 - Boylife In 12``  (0) 2014.06.01
Tete - Love & Relax  (0) 2014.04.04
Classixx - Hanging Gardens  (0) 2014.03.17
Mayer Hawthorne – Where Does This Door Go  (0) 2014.02.28

+ Recent posts

'2014/05 글 목록 :: midnight madness

 

당신이 이 앨범을 좋아할 확률, 50/50


아스트로 비츠(Astro Bits) - Bits of Universe

 

[소리 연구가의 신대륙 탐험기]

 

좋아할, 50
윤상에게 선택 받은 천재, 류이치 사카모토가 주최한 작곡 그랑프리 우승자, 그리고 김동률, 윤건, 존 박 등 수많은 음악가의 앨범 프로듀서까지. 이렇듯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아스트로 비츠(Astro Bits, 프로듀서명 bk!)는 음악 마니아들에게 무엇보다도 단 하나의 수식어로 통했다. 그것은 ‘국내 최초의 애시드 재즈(Acid Jazz) 전도사’였다.
본명 김범수로 발표한 앨범 [Guardian Angel (수호천사)]는 ‘시대를 앞서간 앨범’이라는 칭송을 받았고 그로부터 10년 후 공개한 정규 앨범 [Astro Bits]는 재즈, 보사노바, 테크노 등 다양한 들을 거리를 제공하며 마니아들의 귀를 자극시켰다. 이름난 마스터링 엔지니어로서 소리에 민감한 그인 만큼, 다양한 사운드로 청자들을 사로 잡은 아스트로 비츠의 음악은 그만큼 참신했다.
그로부터 각종 싱글 발매와 협업 등의 움직임이 있었지만 근 6년 만에 발매된 [Bits of Universe] 는 새삼 반가운 정규작이다. 눈에 띄는 건 정인, 양파, 리쌍 등 그와 교류했던 음악가들의 참여 비중이 늘었다는 것, 동시에 새로운 대중의 기호를 찾아가려는 시도가 곳곳에 묻어난다는 점이다.
한 편, ‘보고 싶어’나 ‘얘기, 얘기’같은 곡은 아스트로 비츠의 건재한 사운드 메이킹 능력이 여전하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이는 특히 지난 [Astro Bits] 앨범을 좋게 들었던 팬들에게는 추억을 되새김질할 수 있는 좋은 순간으로 기억될 것 같다. ‘집에 오는 길’은 다소 식상해질 뻔한 R&B 보컬이 재즈 풍 멜로디 덕에 한결 부드러운 인상을 주며, ‘별의 기억’은 우주의 법칙에 대한 순수한 고찰이 가사로써 증명되는 곡이다.
[Bits of Universe]는 무엇보다도 아스트로 비츠의 음악적 근황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앨범이다. 대중 음악계에서는 프로듀서 bk!로 보다 유명하지만, 중요한 건 아스트로 비츠와 음악 프로듀서 bk!의 영역은 별개라는 사실이다. 애당초 그의 음악에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건 유명세를 신경 쓰지 않는 태도였다.


또 다른, 50
새로운 시도란 늘 위험요소를 간직하고 있는 법이다. 지난 앨범들의 섬세한 느낌에 감명 받았던 청자들을 배려한다면 ‘어디선가’처럼 무대 지향의 일렉트로 하우스는 리믹스 트랙이 모인 뒷 순서가 어울리지 않았을까.
또한 외부 보컬이 부른 곡들 사이에도 묘한 불균등이 느껴질 수 있는데, 이는 피처링 보컬의 섭외가 좀 더 신중해야 했음을 시사한다. 대중적으로 익숙한 정인, 양파, 리쌍보다도 그의 노래를 더 잘 소화해내는 건 일렉트로닉 사운드에 익숙한 캐스커다. 물론 그의 음악적 공력을 생각했을 때 다양한 음악가들을 영입하여 앨범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건 좋은 시도였다. 그러나 그 방법이 모든 아티스트에게 통하는 지는 미지수다. 특히나 이렇게 아티스트의 개성이 뚜렷한 음악일 경우에 이는 더욱 조심스러운 시도가 되어야 할 것이다.

 

현대카드 뮤직 페이지

'music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Pnau - Soft Universe  (0) 2014.06.08
김아일 - Boylife In 12``  (0) 2014.06.01
Tete - Love & Relax  (0) 2014.04.04
Classixx - Hanging Gardens  (0) 2014.03.17
Mayer Hawthorne – Where Does This Door Go  (0) 2014.02.28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