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중반 이후 전세계적으로 뒤늦은(?) 일렉트로니카 붐이 일고 있다. 일렉트로니카의 부분적인 면을 차용한 팝,밴드 뮤직들이 주목을 받는 경향과 더불어 이는 패션, 아트, 라이프 스타일, 광고계 등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치는 중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실험과 시도들에 비하자면 최근의 갑작스러운 조명은 다소 쌩뚱맞아보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전자음악의 과거력을 더듬을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일렉트로니카의 자양분을 먹으며 진화하는 문화계의 동세를 보자면 이 현상은 꽤나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컬러풀한 원색의 패션과, 록과 일렉트로니카를 섞은 듯한 정체 불명의 음악, 스트레이트한 멜로디와 훅까지. 이른바 'Simply Wonderful'로 대변되는 80년대 누레이브 컬처의 범람. 이는 음악적으로 보자면 스트록스(The Strokes), 프란츠 퍼디난드(Franz Ferdinand)등의 개러지 리바이벌 붐, CSS, 릴리 알렌(Lilly Allen) 등의 뮤지션이 주목받는 발판 작용을 한 마이스페이스 유행 등을 발판삼아 자라났다. 음악 면에서만 보자면 인디록의 역사를 다시 썼다는 극찬까지 받고 있는 엠지엠티(MGMT), 유럽 언더그라운드 일렉트로닉 신에서 크게 주목 받았던 컷 카피(Cut Copy)와 레이트 오브 더 피어(Late Of The Pier), 비교적 대중적인 일렉트로닉 록을 들려주는 카사비안(Kasabian), 킬러스(The Killers) 등의 음악만 봐도 누 레이브의 영향이 적잖게 드러난다. 국내에서는 최근에서야 샤이니, 빅뱅 (직접 DJ를 할 정도로 누레이브 신에 관심이 많은 디자이너 하상백 덕에 빅뱅보다는 샤이니가 좀 더 '정통' 누레이브에 가까운 패션을 선보였다.), 컬러풀 스키니진과 80년대의 향수를 대놓고 자극하는 롤러 브레이드를 착용한 소녀시대, 미러볼을 떼다 붙인 듯한 엄정화와 손담비의 음악과 패션 등에서 누 레이브의 향기가 풍겨온다.


이처럼 누 레이브 열풍은 음악에서의 장르적 특질에 한정되기 보다는 패션, 무서운 속도로 진화하는 중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른바 누 레이브 컬처의 '일렉트로'적인 사고 방식은 메이저와 인디의 경계를 가르는 대중의 사고방식을 깡그리 무시한다는 점이다. 이는 과거 음악들에서 느껴진 저항과 우울에서 진화된, 이른바 '신세기형 유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하다. 그것은 또한 '일렉트로'라는 장르가 그만큼 세태의 흐름과 시국에 민감한 장르라는 의미를 드러내는 점이기도 할 것이다.


* 누 레이브(Nu Rave)란 ?


2005년 전후 프랑스, 독일 등을 중심으로 발달한 음악의 장르 겸 서브 문화를 총칭한다. 음악적인 면에서 보자면 록의 강렬함과 일렉트로니카의 댄서블한 부분이 조화를 이룬 것이 특징으로 클럽 록(club rock), 누 록(nu rock), 일렉트로크래쉬(electroclash)라는 이름과 연장선상의 의미를 갖는다. 얼마 전 해피로봇을 통해 컴필레이션이 런칭된, 일렉트로 신의 거대한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키츠네(kitsune), 데본 아오키의 오빠인 스티브 아오키가 설립한 디막(Dimmak), 다프트 펑크의 레이블인 다프트 트랙스(Daft Trax) 출신의 비지 피(Busy P)가 설립한 에드 뱅어 레코드(Ed Banger Records), 컷 카피(Cut Copy), 예예예스(Yeah Yeah Yeahs) 같은 걸출한 뮤지션들이 소속된 모듈라(Modular), 서킨(surkin), 택틸(tacteel) 등이 소속된 인스티튜브(Institubes), 덴져(danger), 데이타(DatA) 처럼 말그대로 쇼킹할 정도로 맥시멀한 음악을 들려주고 있는 Ekler'O'Shock 등이 대표적인 누 레이브 계열의 레이블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패션이나 라이프 스타일에서도 적잖은 커뮤니케이션을 이루며 새로운 문화를 형성해가고 있다. 닳아빠진 컨버스 스니커즈를 신고 아이팟을 들으며 거리를 누비는 힙스터, 약간 번진 스모키 메이크업에 일부러 머리를 빗지 않고 다니는 프렌치 시크, 쇼킹하고 노이지한 음악과는 상반되는 라코스테(Lacoste)나 아메리칸 어패럴(American Apperel)의 군더더기 없이 정돈된 룩, 레깅스처럼 온몸에 찰싹 달라붙는 스키니 룩을 입기 위한 자발적 채식 등의 라이프 스타일은 누 레이브 컬처와 상당 부분에서 교집합을 이루며 성장해가고 있다. 이는 전쟁 우발 지역인 이스라엘에선 프로그레시브 트랜스가 발달하고, 독일에선 섬세한 미니멀 테크노가 발달하고, 아이슬랜드에서 자연지향적인 슈게이징같은 음악이 발달한 이유들과 연장선상의 의미를 갖고 있을 것이다.


Away from the YUKSEK!


YUKSEK - AWAY FROM THE SEA (2009/Album)


누 레이브 신의 수많은 뮤지션 중 최근 큰 주목을 받는 중인 원맨 밴드 yuksek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다. (유섹, 이라고 읽고 싶으나 어떻게 읽는지 확인사살이 안되었으므로 그냥 영문으로 표기하겠다.) 그는 일렉트로 내에서도 맥시멀한 스타일의 마스터크래프트(MSTRKRFT), 엘에이 라이엇(LA Riots)같은 딤막 레코드 소속의 뮤지션들이나 크룩커스(Crookers), 디제이 펑크(DJ Funk)같은 게토 테크 스타일의 뮤지션들과 더불어 단연 주목해볼만한 아티스트 중 하나다. 애인 사이인가 의심이 들 정도(?)로 절친한 동계열의 뮤지션 브로딘스키(Brodinski)와 알파비트(Alphabeat)의 앨범에  참여하기도 했고, 발매 한 이래 여전히 스타디움형 찬미가로 회자되고 있는 저스티스(Justice)의 D.A.N.C.E.를 리믹스하기도 했다. Yuksek의 은 2008년 한 해, 'Tonight'이라는 튠의 명징한 가사와 흡입력 있는 곡 구성으로 유럽의 일렉트로 신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Tonight,

Take My Hand,

Go Ahead

 


가사는 간단하다. 하지만 이 간단함이 시종일관 달리는 멜로디 라인과 찰떡궁합의 호흡을 이뤄냈다. 그는 이러한 인기로 시드니 파크라이프에 등장한데 이어 올해 일본의 선굵은 페스티벌 중 하나인 섬머소닉(SummerSonic)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렸다. 2월에는 첫 풀렝쓰 앨범 <Away from the Sea>가 발매된 데 이어, 최근에는 유니버셜 뮤직 프랑스와 계약 후 싱글 <Extraball>을 발매했다. 여성 보컬 아만다 블랭크(Armanda Blank)가 피처링한 이 곡에는 마치 랩을 하는 듯 남녀가 주고받는 보컬 구성이 돋보이는 데, 이에는 마스터크래프트(MSTRKRFT)가 일전에 흑인 랩퍼 N.O.R.E.를 영입하면서 시도한 바 있는 그라임(grime)의 향기가 풍겨온다.


Yuksek / Tonight


Yuksek / Extraball


그는 대중이 좋아할만한 요소에 부응되는 콘텐츠를 두루두루 지닌 아티스트인 듯 하다. 음악적인 면도 그렇거니와 비주얼, 퍼포먼스 등 엔터테이너적인 요소들 말이다. 물론 이제 막 풀렝쓰 앨범을 발매 한 터라 우리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것 뿐이겠지만 그의 미래는 밝다고, 아니 밝아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개구리알처럼 알찬 발전 가능성을 상당 부분 내포하고 있는 뮤지션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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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 Rave Culture & Yuksek :: midnight madness

2000년대 중반 이후 전세계적으로 뒤늦은(?) 일렉트로니카 붐이 일고 있다. 일렉트로니카의 부분적인 면을 차용한 팝,밴드 뮤직들이 주목을 받는 경향과 더불어 이는 패션, 아트, 라이프 스타일, 광고계 등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치는 중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실험과 시도들에 비하자면 최근의 갑작스러운 조명은 다소 쌩뚱맞아보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전자음악의 과거력을 더듬을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일렉트로니카의 자양분을 먹으며 진화하는 문화계의 동세를 보자면 이 현상은 꽤나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컬러풀한 원색의 패션과, 록과 일렉트로니카를 섞은 듯한 정체 불명의 음악, 스트레이트한 멜로디와 훅까지. 이른바 'Simply Wonderful'로 대변되는 80년대 누레이브 컬처의 범람. 이는 음악적으로 보자면 스트록스(The Strokes), 프란츠 퍼디난드(Franz Ferdinand)등의 개러지 리바이벌 붐, CSS, 릴리 알렌(Lilly Allen) 등의 뮤지션이 주목받는 발판 작용을 한 마이스페이스 유행 등을 발판삼아 자라났다. 음악 면에서만 보자면 인디록의 역사를 다시 썼다는 극찬까지 받고 있는 엠지엠티(MGMT), 유럽 언더그라운드 일렉트로닉 신에서 크게 주목 받았던 컷 카피(Cut Copy)와 레이트 오브 더 피어(Late Of The Pier), 비교적 대중적인 일렉트로닉 록을 들려주는 카사비안(Kasabian), 킬러스(The Killers) 등의 음악만 봐도 누 레이브의 영향이 적잖게 드러난다. 국내에서는 최근에서야 샤이니, 빅뱅 (직접 DJ를 할 정도로 누레이브 신에 관심이 많은 디자이너 하상백 덕에 빅뱅보다는 샤이니가 좀 더 '정통' 누레이브에 가까운 패션을 선보였다.), 컬러풀 스키니진과 80년대의 향수를 대놓고 자극하는 롤러 브레이드를 착용한 소녀시대, 미러볼을 떼다 붙인 듯한 엄정화와 손담비의 음악과 패션 등에서 누 레이브의 향기가 풍겨온다.


이처럼 누 레이브 열풍은 음악에서의 장르적 특질에 한정되기 보다는 패션, 무서운 속도로 진화하는 중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른바 누 레이브 컬처의 '일렉트로'적인 사고 방식은 메이저와 인디의 경계를 가르는 대중의 사고방식을 깡그리 무시한다는 점이다. 이는 과거 음악들에서 느껴진 저항과 우울에서 진화된, 이른바 '신세기형 유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하다. 그것은 또한 '일렉트로'라는 장르가 그만큼 세태의 흐름과 시국에 민감한 장르라는 의미를 드러내는 점이기도 할 것이다.


* 누 레이브(Nu Rave)란 ?


2005년 전후 프랑스, 독일 등을 중심으로 발달한 음악의 장르 겸 서브 문화를 총칭한다. 음악적인 면에서 보자면 록의 강렬함과 일렉트로니카의 댄서블한 부분이 조화를 이룬 것이 특징으로 클럽 록(club rock), 누 록(nu rock), 일렉트로크래쉬(electroclash)라는 이름과 연장선상의 의미를 갖는다. 얼마 전 해피로봇을 통해 컴필레이션이 런칭된, 일렉트로 신의 거대한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키츠네(kitsune), 데본 아오키의 오빠인 스티브 아오키가 설립한 디막(Dimmak), 다프트 펑크의 레이블인 다프트 트랙스(Daft Trax) 출신의 비지 피(Busy P)가 설립한 에드 뱅어 레코드(Ed Banger Records), 컷 카피(Cut Copy), 예예예스(Yeah Yeah Yeahs) 같은 걸출한 뮤지션들이 소속된 모듈라(Modular), 서킨(surkin), 택틸(tacteel) 등이 소속된 인스티튜브(Institubes), 덴져(danger), 데이타(DatA) 처럼 말그대로 쇼킹할 정도로 맥시멀한 음악을 들려주고 있는 Ekler'O'Shock 등이 대표적인 누 레이브 계열의 레이블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패션이나 라이프 스타일에서도 적잖은 커뮤니케이션을 이루며 새로운 문화를 형성해가고 있다. 닳아빠진 컨버스 스니커즈를 신고 아이팟을 들으며 거리를 누비는 힙스터, 약간 번진 스모키 메이크업에 일부러 머리를 빗지 않고 다니는 프렌치 시크, 쇼킹하고 노이지한 음악과는 상반되는 라코스테(Lacoste)나 아메리칸 어패럴(American Apperel)의 군더더기 없이 정돈된 룩, 레깅스처럼 온몸에 찰싹 달라붙는 스키니 룩을 입기 위한 자발적 채식 등의 라이프 스타일은 누 레이브 컬처와 상당 부분에서 교집합을 이루며 성장해가고 있다. 이는 전쟁 우발 지역인 이스라엘에선 프로그레시브 트랜스가 발달하고, 독일에선 섬세한 미니멀 테크노가 발달하고, 아이슬랜드에서 자연지향적인 슈게이징같은 음악이 발달한 이유들과 연장선상의 의미를 갖고 있을 것이다.


Away from the YUKSEK!


YUKSEK - AWAY FROM THE SEA (2009/Album)


누 레이브 신의 수많은 뮤지션 중 최근 큰 주목을 받는 중인 원맨 밴드 yuksek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다. (유섹, 이라고 읽고 싶으나 어떻게 읽는지 확인사살이 안되었으므로 그냥 영문으로 표기하겠다.) 그는 일렉트로 내에서도 맥시멀한 스타일의 마스터크래프트(MSTRKRFT), 엘에이 라이엇(LA Riots)같은 딤막 레코드 소속의 뮤지션들이나 크룩커스(Crookers), 디제이 펑크(DJ Funk)같은 게토 테크 스타일의 뮤지션들과 더불어 단연 주목해볼만한 아티스트 중 하나다. 애인 사이인가 의심이 들 정도(?)로 절친한 동계열의 뮤지션 브로딘스키(Brodinski)와 알파비트(Alphabeat)의 앨범에  참여하기도 했고, 발매 한 이래 여전히 스타디움형 찬미가로 회자되고 있는 저스티스(Justice)의 D.A.N.C.E.를 리믹스하기도 했다. Yuksek의 은 2008년 한 해, 'Tonight'이라는 튠의 명징한 가사와 흡입력 있는 곡 구성으로 유럽의 일렉트로 신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Tonight,

Take My Hand,

Go Ahead

 


가사는 간단하다. 하지만 이 간단함이 시종일관 달리는 멜로디 라인과 찰떡궁합의 호흡을 이뤄냈다. 그는 이러한 인기로 시드니 파크라이프에 등장한데 이어 올해 일본의 선굵은 페스티벌 중 하나인 섬머소닉(SummerSonic)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렸다. 2월에는 첫 풀렝쓰 앨범 <Away from the Sea>가 발매된 데 이어, 최근에는 유니버셜 뮤직 프랑스와 계약 후 싱글 <Extraball>을 발매했다. 여성 보컬 아만다 블랭크(Armanda Blank)가 피처링한 이 곡에는 마치 랩을 하는 듯 남녀가 주고받는 보컬 구성이 돋보이는 데, 이에는 마스터크래프트(MSTRKRFT)가 일전에 흑인 랩퍼 N.O.R.E.를 영입하면서 시도한 바 있는 그라임(grime)의 향기가 풍겨온다.


Yuksek / Tonight


Yuksek / Extraball


그는 대중이 좋아할만한 요소에 부응되는 콘텐츠를 두루두루 지닌 아티스트인 듯 하다. 음악적인 면도 그렇거니와 비주얼, 퍼포먼스 등 엔터테이너적인 요소들 말이다. 물론 이제 막 풀렝쓰 앨범을 발매 한 터라 우리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것 뿐이겠지만 그의 미래는 밝다고, 아니 밝아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개구리알처럼 알찬 발전 가능성을 상당 부분 내포하고 있는 뮤지션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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