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이 앨범을 좋아할 확률, 50/50

 

Like, Likes – Laid Back Dreaming

 

[영민한 계산으로 구현된 첨단의 사운드]

 

좋아할, 50

라이크 라익스(Like, Likes)는 펑크 밴드 게토밤즈, 일렉트로닉 록 밴드 텔레파시에 이어 원맨 프로젝트 애시드 펑크 다이너마이트(Acid Punk Dynamite)로 활동중인 최석(Choi Seok)과 미국, 캐나다 등지에서 다양한 음악을 고민해온 이토요(Yi Toyo) 두 뮤지션의 합작 그룹이다. 이국적인 팀명, 다채롭게 사용된 보컬 샘플링, 바로 DJ 부스 위에 올려놔도 어색하지 않을 멜로디와 리듬까지. 이러한 부가 정보를 놓고 봤을 때 그들이 국내 뮤지션이라는 사실을 단번에 알아채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다른 것보다 음악만 접했을 경우라면 더욱이 그렇다.
데뷔 EP <Laid Back Dreaming>은 최근 미국 LA, 영국 등지에서 재조명되고 있는 개러지(Garage)와 베이스(Bass)의 요소가 상당히 밀도 깊게 녹아있다. 첫 곡 ‘Magical Thinking Meditation’은 알맞게 쓰인 보컬 샘플링과 강약의 조화가 분명한 흡입력을 가진다. 이어지는 ‘Voided Love’는 개러지 사운드를 기반으로 지루할 틈 없이 펼쳐지는 리듬이 인상적이며, 묵직하고 가감 없는 베이스 라인의 ‘Poetic Freaks’의 또한 매력적이다.
앨범의 실질적인 대표곡처럼 느껴지는 하우스 넘버 ‘On & On’ 을 지나고 나면 마지막 트랙이자 타이틀곡 ‘Erase U, XxX’가 이어진다. 여성 싱어 리비(LIVII)의 목소리가 덧입혀진 이 곡은 본 EP의 유일한 보컬 트랙으로 베이스와 트랩의 조화가 사뭇 신선하다.
사실 국내 음악 신에서, 그것도 라디오 플레이가 힘든 장르의 일렉트로닉 앨범을 만들어낸다는 것이 뮤지션에게 그리 쉬운 선택은 아니었을 것이다. 동시대의 음악적 고민을 과감하게 시장에 던져놓은 라이크 라익스의 판단은 분명 과감했다. 단 5곡의 EP지만 완성도에서만큼은 오랜 작업의 공력에서 비롯된 탄력이 느껴진다. 이제 장르의 출처는 따질 수 있지만, 그 이상을 논하는 게 무의미한 시대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데뷔작이다.

 

또 다른, 50
무대를 벗어나 감상용으로도 잘 구현된 일렉트로닉 앨범이지만 개러지, 베이스 리듬이 익숙하지 않은 청자들은 변화무쌍한 일렉트로닉 사운드의 향연이 다소 낯설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따라서 특정 장르들을 선택하고 집중했다는 점은 팀에게 차기작에 대한 적잖은 부담 또한 남겼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본 작은 한 장의 데뷔 EP 이상으로, 근래 클럽 뮤직 신의 동시대성을 민첩하게 읽어내고 빈틈없게 구현해내려는 노력이 곳곳에 엿보인다. 최신 음악의 유행을 읽어내고 그 흐름에서 머물 것인가, 혹은 이를 무기 삼아 더욱 전진해나갈 것인가. 그 흥미로운 행보를 지켜보고 응원하는 일은 이제 뮤지션 못지않게 예민한 귀를 가진 대중의 몫이다.

 

 

현대카드 뮤직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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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EP <Laid Back Dreaming>은 최근 미국 LA, 영국 등지에서 재조명되고 있는 개러지(Garage)와 베이스(Bass)의 요소가 상당히 밀도 깊게 녹아있다. 첫 곡 ‘Magical Thinking Meditation’은 알맞게 쓰인 보컬 샘플링과 강약의 조화가 분명한 흡입력을 가진다. 이어지는 ‘Voided Love’는 개러지 사운드를 기반으로 지루할 틈 없이 펼쳐지는 리듬이 인상적이며, 묵직하고 가감 없는 베이스 라인의 ‘Poetic Freaks’의 또한 매력적이다.
앨범의 실질적인 대표곡처럼 느껴지는 하우스 넘버 ‘On & On’ 을 지나고 나면 마지막 트랙이자 타이틀곡 ‘Erase U, XxX’가 이어진다. 여성 싱어 리비(LIVII)의 목소리가 덧입혀진 이 곡은 본 EP의 유일한 보컬 트랙으로 베이스와 트랩의 조화가 사뭇 신선하다.
사실 국내 음악 신에서, 그것도 라디오 플레이가 힘든 장르의 일렉트로닉 앨범을 만들어낸다는 것이 뮤지션에게 그리 쉬운 선택은 아니었을 것이다. 동시대의 음악적 고민을 과감하게 시장에 던져놓은 라이크 라익스의 판단은 분명 과감했다. 단 5곡의 EP지만 완성도에서만큼은 오랜 작업의 공력에서 비롯된 탄력이 느껴진다. 이제 장르의 출처는 따질 수 있지만, 그 이상을 논하는 게 무의미한 시대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데뷔작이다.

 

또 다른, 50
무대를 벗어나 감상용으로도 잘 구현된 일렉트로닉 앨범이지만 개러지, 베이스 리듬이 익숙하지 않은 청자들은 변화무쌍한 일렉트로닉 사운드의 향연이 다소 낯설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따라서 특정 장르들을 선택하고 집중했다는 점은 팀에게 차기작에 대한 적잖은 부담 또한 남겼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본 작은 한 장의 데뷔 EP 이상으로, 근래 클럽 뮤직 신의 동시대성을 민첩하게 읽어내고 빈틈없게 구현해내려는 노력이 곳곳에 엿보인다. 최신 음악의 유행을 읽어내고 그 흐름에서 머물 것인가, 혹은 이를 무기 삼아 더욱 전진해나갈 것인가. 그 흥미로운 행보를 지켜보고 응원하는 일은 이제 뮤지션 못지않게 예민한 귀를 가진 대중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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