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계의 일렉트로니카/인디 팝 신은 정신 없는 급류를 타고 있다. 반복적이고 저돌적인 일렉트로(Electro), 자마이카의 덥(Dub)과 정박을 무시한 개러지(Garage)가 혼합된 덥스텝(Dubstep), 몽롱하고 로맨틱한 80년대 신스팝(Synth Pop)과 극도로 정제된 미니멀(Minimal)까지. 장르 유행의 이같은 변화는 아티스트들에게는 하나의 흥미로운 도전 과제가 되었다. 자기 고유의 색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변화를 적절히 응용하는 태도가 필수불가결하게 된 것이다. 그러한 흐름 속에서 소위 ‘핫’하다는 음악들의 패권 분쟁은 지속되었고, 누군가는 묵묵하게 자신만의 해답을 써내려 갔다.

 

스웨디시 인디팝 밴드 라디오 디파트먼트(The Radio Dept.)는 비교적 후자의 자세로, 균형적인 트랙들을 선보이며 음악 애호가들의 꾸준한 관심을 받았다. 올곧은 태도가 빚어낸 한 폭의 사운드 스케이프는 소리 연구자 자격으로 음악을 대해온 그들만의 영민한 태도이자 결과물이었다. 이미 소피아 코폴라 감독이 직접 곡 셀렉팅에 참여한 영화 ‘마리 앙투와네트’ OST에서 뉴 오더(New Order), 스트록스(The Strokes), 에어(Air)등의 거물급 아티스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이들이었기에, 3년여 만에 발매되는 정규 앨범 은 유럽 인디팝 신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단연 주목할 수 밖에 없는 일정 부피의 기대치를 품고서 우리에게 왔다.

 

이를 증명하듯 최근 인디펜던트는 웹을 통해 골든 필터(The Golden Filter), 예세이여(Yeasayer)와 더불어 라디오 디파트먼트를 블로그 포스팅이 가장 많이 된 3대 아티스트로 선정했다. 또한 신스 팝의 대제 펫 숍 보이즈(Pet Shop Boys)는 트위터(Twitter)를 통해 직접 그들의 음악을 칭찬했다. 이러한 소소한 사례들이 정규 앨범의 정비를 마친 그들에게는 꽤나 신선하고 고무적인 일이었을 것이다.

 

자국과 동시 발매되는 본 앨범은 지난 두 장의 앨범에서 보여온 라디오 디파트먼트 특유의 슈게이징 록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멜로딕 신스 팝의 향취를 적절히 뿜어낸다. 선보이는 시기가 봄인 만큼 푸릇푸릇한 초원을 연상시키는 청명한 기타 팝 ‘Heaven’s on Fire’와 신스 팝 무드가 범람하는 최근의 흐름을 반영하며 정규 앨범의 색깔을 예고해온 ‘David’는 싱글 컷 되어 주목 받았거나, 이제 막 받기 시작한 대표 트랙들이다. 이외 몽롱하고 로맨틱한 무드가 인상적인 ‘Never Follow Suit’, 전형적인 슈게이징 스타일의 ‘The Video Dept.’, 섬세한 비트와 노이즈가 꽉 찬 조화를 이룬 ‘Four Months In The Shade’ 등 놓치면 억울한 고농축 튠들이 가득하다. 여기에 한국 팬들을 위해 기발매 싱글 타이틀곡인 ‘Freddie and the Trojan Horse’와 ‘All about our love’가 보너스 트랙으로 수록되었다.

 

창백하고 과감한 노이즈와 풍부한 감수성, 테이프 세대의 향수를 어루만지는 섬세한 손길. 라디오 디파트먼트는 꿈의 도시를 향한 우리의 빛 바랜 소망을 끊임없이 자극한다. 다행인 것은 그들의 음악이 테이프 사운드에 대한 기억을 가진 지금 세대는 물론 이를 공감해내기 어려울 다음 세대들의 몫까지 포용해내고 있다는 것이다. 음악이 감정선을 깊게 건드린다는 것의 의미. 그것은 느껴본 자만이 아는 것이다. 이 앨범은 그 소소하지만 중요한 사실을 새삼스레 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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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adio Dept. - Clinging to a Scheme (2010) :: midnight madness

 

 

지금 세계의 일렉트로니카/인디 팝 신은 정신 없는 급류를 타고 있다. 반복적이고 저돌적인 일렉트로(Electro), 자마이카의 덥(Dub)과 정박을 무시한 개러지(Garage)가 혼합된 덥스텝(Dubstep), 몽롱하고 로맨틱한 80년대 신스팝(Synth Pop)과 극도로 정제된 미니멀(Minimal)까지. 장르 유행의 이같은 변화는 아티스트들에게는 하나의 흥미로운 도전 과제가 되었다. 자기 고유의 색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변화를 적절히 응용하는 태도가 필수불가결하게 된 것이다. 그러한 흐름 속에서 소위 ‘핫’하다는 음악들의 패권 분쟁은 지속되었고, 누군가는 묵묵하게 자신만의 해답을 써내려 갔다.

 

스웨디시 인디팝 밴드 라디오 디파트먼트(The Radio Dept.)는 비교적 후자의 자세로, 균형적인 트랙들을 선보이며 음악 애호가들의 꾸준한 관심을 받았다. 올곧은 태도가 빚어낸 한 폭의 사운드 스케이프는 소리 연구자 자격으로 음악을 대해온 그들만의 영민한 태도이자 결과물이었다. 이미 소피아 코폴라 감독이 직접 곡 셀렉팅에 참여한 영화 ‘마리 앙투와네트’ OST에서 뉴 오더(New Order), 스트록스(The Strokes), 에어(Air)등의 거물급 아티스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이들이었기에, 3년여 만에 발매되는 정규 앨범 은 유럽 인디팝 신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단연 주목할 수 밖에 없는 일정 부피의 기대치를 품고서 우리에게 왔다.

 

이를 증명하듯 최근 인디펜던트는 웹을 통해 골든 필터(The Golden Filter), 예세이여(Yeasayer)와 더불어 라디오 디파트먼트를 블로그 포스팅이 가장 많이 된 3대 아티스트로 선정했다. 또한 신스 팝의 대제 펫 숍 보이즈(Pet Shop Boys)는 트위터(Twitter)를 통해 직접 그들의 음악을 칭찬했다. 이러한 소소한 사례들이 정규 앨범의 정비를 마친 그들에게는 꽤나 신선하고 고무적인 일이었을 것이다.

 

자국과 동시 발매되는 본 앨범은 지난 두 장의 앨범에서 보여온 라디오 디파트먼트 특유의 슈게이징 록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멜로딕 신스 팝의 향취를 적절히 뿜어낸다. 선보이는 시기가 봄인 만큼 푸릇푸릇한 초원을 연상시키는 청명한 기타 팝 ‘Heaven’s on Fire’와 신스 팝 무드가 범람하는 최근의 흐름을 반영하며 정규 앨범의 색깔을 예고해온 ‘David’는 싱글 컷 되어 주목 받았거나, 이제 막 받기 시작한 대표 트랙들이다. 이외 몽롱하고 로맨틱한 무드가 인상적인 ‘Never Follow Suit’, 전형적인 슈게이징 스타일의 ‘The Video Dept.’, 섬세한 비트와 노이즈가 꽉 찬 조화를 이룬 ‘Four Months In The Shade’ 등 놓치면 억울한 고농축 튠들이 가득하다. 여기에 한국 팬들을 위해 기발매 싱글 타이틀곡인 ‘Freddie and the Trojan Horse’와 ‘All about our love’가 보너스 트랙으로 수록되었다.

 

창백하고 과감한 노이즈와 풍부한 감수성, 테이프 세대의 향수를 어루만지는 섬세한 손길. 라디오 디파트먼트는 꿈의 도시를 향한 우리의 빛 바랜 소망을 끊임없이 자극한다. 다행인 것은 그들의 음악이 테이프 사운드에 대한 기억을 가진 지금 세대는 물론 이를 공감해내기 어려울 다음 세대들의 몫까지 포용해내고 있다는 것이다. 음악이 감정선을 깊게 건드린다는 것의 의미. 그것은 느껴본 자만이 아는 것이다. 이 앨범은 그 소소하지만 중요한 사실을 새삼스레 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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