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이 앨범을 좋아할 확률, 50/50


테테(Tete) – Love & Relax

 

[쓸쓸한 봄을 향한 위로]

 

좋아할, 50


테테(Tete)의 음악을 듣기 전에 짚고 넘어가야 할 두 밴드가 있다. 때론 퇴폐적이고 강렬한 이미지로 인디 신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냈던 네스티요나(Nastyona), 그리고 뉴 웨이브 사운드를 전면에 내세우며 댄스와 록 음악을 독특하게 접목시켰던 텔레파시(Telepathy). 그는 이렇게 결코 평범하지 않은 두 밴드의 베이시스트이자 작곡가로 활동했다. 이후 슈퍼스타K 출신의 투개월이 솔로 데뷔곡 ‘Romantico’를 리메이크함과 동시에, 테테라는 이름도 대중들에게 좀 더 익숙해졌다. 그로부터 꾸준히 발표한 두 장의 솔로 앨범과 싱글, 외부 활동까지 합쳐져 그의 이력은 보다 풍성해졌다.
봄의 시작과 함께 발표된 신보 [Love & Relax]는 라틴 사운드와 어쿠스틱이 어우러진 다섯 곡의 EP다. 앨범은 이국적인 기타 사운드의 ‘춤추는 봄’으로 시작해 마이너 멜로디가 인상적인 ‘Rainy’로 이어진다. 다음 곡 ‘Sentimental’은 오랫동안 잔영을 남기는 후렴구와 ‘거리 위로 내리는 가로등에도 춤을 춘다’같은 시적인 가사가 백미를 이룬다. 순수한 어쿠스틱의 ‘Love & Relax’는 곡 순서 면에서 다소 겉도는 느낌이 있지만, ‘Goodbye Planet’에서 촉촉한 감성의 결은 되살아난다.
테테의 음악에서 재미있는 것은 상대적으로 강한 느낌의 밴드에서 활동해왔던 것에 반해, 그 대척점으로 볼 수 있는 어쿠스틱 장르의 프로듀싱이 원활하게 이뤄져 왔다는 점이다. 더불어 솔로 활동 이전에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라틴 사운드와 90년대 가요 감성의 눈에 띄는 발현은 그의 음악 색을 좀 더 견고하게 해준다.
싱어 송 라이터의 어쿠스틱 앨범이라고 해서 반드시 달콤하고 풋풋한 사랑만을 노래해야 되는 것은 아니다. 전체적으로 쓸쓸하고 담담한 분위기가 지배적인 본 EP가 이질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건 그의 성실한 송 라이팅 덕분일 것이다. 봄에는 ‘벚꽃 엔딩’같은 순간도 있지만 ‘Rainy’같은 때도 오는 법이다. 맑고 화창한 날씨보다는, 비 내리고 먼지 낀 봄에 어울리는 앨범이다.


또 다른, 50
EP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5곡이라는 수록곡 수는 다소 적게 느껴지기도 한다. 개성 넘치는 송 라이팅과 마이너 곡조의 매력은 여전하지만, 한 두 곡만 더 수록되었더라면 보다 많은 것을 가늠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또한 타이틀로 내세운 ‘춤추는 봄’과 어쿠스틱 선율이 강조된 ‘Love & Relax’같은 곡에서는 다른 트랙에 비해 테테만의 개성이 덜 한 느낌이 들 수 있는데, 이는 청자에게는 호불호로 나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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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롬 - Arrival

 

[신인답지 않은 싱어 송 라이터의 여유]

 

좋아할, 50
프롬(Fromm)은 2012년부터 홍대 일대를 중심으로 활동중인 싱어 송 라이터다. 부산에서 상경해 피터팬 컴플렉스, 테테(Tete) 등의 음악가와 공동 작업을 했으며 지산 록 페스티벌,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등에도 이름을 올렸다. 데뷔 직후로 큰 무대에 섰다는 건 그만큼 많은 이들에게 들려줄 가치가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러한 호의적인 분위기 속에서 정규 앨범 [Arrival]이 발매되었다.
우선 그녀가 모든 곡의 작편곡과 프로듀싱에 참여한 점이 눈에 띈다. 그 흔한 피처링 하나 없다. 자칫 갑갑한 포크 앨범이 될 뻔한 위기를 여유롭게 대처하는 건 다양하게 시도된 변주다. 적시에 등장하는 악기들이 영롱한 움직임을 만들어내고, 자유로운 멜로디가 지루함을 상쇄한다.
첫 곡 ‘도착’의 이국적인 느낌은 앨범이 단순한 어쿠스틱 이상임을 예고한다. 환상동화 같은 ‘Merry Go Round’의 깊이 앞에 ‘마음셔틀금지’, ‘좋아해’는 오히려 풋풋해진다. 앨범 수록 여부를 고민했다는 ‘달, 말하다’나 ‘너와나의’는 담백한 구성으로 서정성을 확보한다. 심지어 ‘불꽃놀이’는 도입부부터 록이다. 이렇듯 곡마다 분위기 편차가 존재하지만 모두를 자연스레 아우르는 건 특유의 음색이다.
굳이 장르로 묶자면 포크나 챔버 팝의 어딘가에 위치할 앨범이다. 10곡의 감성이 어우러져 잔잔한 울림을 이끌어낸다. 밋밋한 보컬 곡이 지루한 이들에게 추천하고픈, 깔끔하고 세련된 인디 팝의 감성이다.


또 다른, 50
여성 싱어 송 라이터라는 이유로 그녀에게도 ‘홍대 여신’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홍대 여신의 어원은 ‘홍대의 여성 싱어 송 라이터’의 줄임말 ‘홍대 여싱’이라고 한다.) 그러한 별명은 양날의 검 같아서 진입 장벽을 낮추기도, 높이기도 한다. 홍대 여신이라는 말이 선입견으로 작용한다면 그와는 거리가 먼 앨범이라고 말하고 싶다. 차라리 홍대 여신 보다는 인디 팝 여신이 어울리지 않을까? 그만큼 뻔하지 않다는 의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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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테(Tete)의 음악을 듣기 전에 짚고 넘어가야 할 두 밴드가 있다. 때론 퇴폐적이고 강렬한 이미지로 인디 신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냈던 네스티요나(Nastyona), 그리고 뉴 웨이브 사운드를 전면에 내세우며 댄스와 록 음악을 독특하게 접목시켰던 텔레파시(Telepathy). 그는 이렇게 결코 평범하지 않은 두 밴드의 베이시스트이자 작곡가로 활동했다. 이후 슈퍼스타K 출신의 투개월이 솔로 데뷔곡 ‘Romantico’를 리메이크함과 동시에, 테테라는 이름도 대중들에게 좀 더 익숙해졌다. 그로부터 꾸준히 발표한 두 장의 솔로 앨범과 싱글, 외부 활동까지 합쳐져 그의 이력은 보다 풍성해졌다.
봄의 시작과 함께 발표된 신보 [Love & Relax]는 라틴 사운드와 어쿠스틱이 어우러진 다섯 곡의 EP다. 앨범은 이국적인 기타 사운드의 ‘춤추는 봄’으로 시작해 마이너 멜로디가 인상적인 ‘Rainy’로 이어진다. 다음 곡 ‘Sentimental’은 오랫동안 잔영을 남기는 후렴구와 ‘거리 위로 내리는 가로등에도 춤을 춘다’같은 시적인 가사가 백미를 이룬다. 순수한 어쿠스틱의 ‘Love & Relax’는 곡 순서 면에서 다소 겉도는 느낌이 있지만, ‘Goodbye Planet’에서 촉촉한 감성의 결은 되살아난다.
테테의 음악에서 재미있는 것은 상대적으로 강한 느낌의 밴드에서 활동해왔던 것에 반해, 그 대척점으로 볼 수 있는 어쿠스틱 장르의 프로듀싱이 원활하게 이뤄져 왔다는 점이다. 더불어 솔로 활동 이전에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라틴 사운드와 90년대 가요 감성의 눈에 띄는 발현은 그의 음악 색을 좀 더 견고하게 해준다.
싱어 송 라이터의 어쿠스틱 앨범이라고 해서 반드시 달콤하고 풋풋한 사랑만을 노래해야 되는 것은 아니다. 전체적으로 쓸쓸하고 담담한 분위기가 지배적인 본 EP가 이질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건 그의 성실한 송 라이팅 덕분일 것이다. 봄에는 ‘벚꽃 엔딩’같은 순간도 있지만 ‘Rainy’같은 때도 오는 법이다. 맑고 화창한 날씨보다는, 비 내리고 먼지 낀 봄에 어울리는 앨범이다.


또 다른, 50
EP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5곡이라는 수록곡 수는 다소 적게 느껴지기도 한다. 개성 넘치는 송 라이팅과 마이너 곡조의 매력은 여전하지만, 한 두 곡만 더 수록되었더라면 보다 많은 것을 가늠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또한 타이틀로 내세운 ‘춤추는 봄’과 어쿠스틱 선율이 강조된 ‘Love & Relax’같은 곡에서는 다른 트랙에 비해 테테만의 개성이 덜 한 느낌이 들 수 있는데, 이는 청자에게는 호불호로 나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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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그녀가 모든 곡의 작편곡과 프로듀싱에 참여한 점이 눈에 띈다. 그 흔한 피처링 하나 없다. 자칫 갑갑한 포크 앨범이 될 뻔한 위기를 여유롭게 대처하는 건 다양하게 시도된 변주다. 적시에 등장하는 악기들이 영롱한 움직임을 만들어내고, 자유로운 멜로디가 지루함을 상쇄한다.
첫 곡 ‘도착’의 이국적인 느낌은 앨범이 단순한 어쿠스틱 이상임을 예고한다. 환상동화 같은 ‘Merry Go Round’의 깊이 앞에 ‘마음셔틀금지’, ‘좋아해’는 오히려 풋풋해진다. 앨범 수록 여부를 고민했다는 ‘달, 말하다’나 ‘너와나의’는 담백한 구성으로 서정성을 확보한다. 심지어 ‘불꽃놀이’는 도입부부터 록이다. 이렇듯 곡마다 분위기 편차가 존재하지만 모두를 자연스레 아우르는 건 특유의 음색이다.
굳이 장르로 묶자면 포크나 챔버 팝의 어딘가에 위치할 앨범이다. 10곡의 감성이 어우러져 잔잔한 울림을 이끌어낸다. 밋밋한 보컬 곡이 지루한 이들에게 추천하고픈, 깔끔하고 세련된 인디 팝의 감성이다.


또 다른, 50
여성 싱어 송 라이터라는 이유로 그녀에게도 ‘홍대 여신’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홍대 여신의 어원은 ‘홍대의 여성 싱어 송 라이터’의 줄임말 ‘홍대 여싱’이라고 한다.) 그러한 별명은 양날의 검 같아서 진입 장벽을 낮추기도, 높이기도 한다. 홍대 여신이라는 말이 선입견으로 작용한다면 그와는 거리가 먼 앨범이라고 말하고 싶다. 차라리 홍대 여신 보다는 인디 팝 여신이 어울리지 않을까? 그만큼 뻔하지 않다는 의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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