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orrie [Sirens]

 

새로운 디바에게 거는 기대

 

2010년부터 언더그라운드에서 꾸준히 솔로로써의 경력을 쌓아 온 싱어 송 라이터 플로리(Florrie). 과거지향의 마케팅으로 성공한 라나 델 레이(Lana Del Rey)가 그렇듯, 80년대 복고 사운드를 추구한 그녀의 등장은 고무적이었다. 디스코 텍으로 소환하는 듯 한 'Free Falling', 전설적인 신스 록 밴드들을 연상케 하는 'Wanna Control Myself'은 프로듀싱 적으로 나무랄 데 없다.
허나 4년의 활동량에 비해 아직 강력한 히트 곡이 없다는 점은 의구심을 남긴다. 그녀가 스타가 되려면 디바로써의 '번뜩'이는 무언가가 필요할 것이다. 보컬, 송 라이팅 능력, 프로듀서 진까지 모든 병력은 갖춰졌다. 아직 나오지 않은 정규 앨범 탓이라면 조속한 발매를 기대한다. 이제는 강력한 한 방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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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ol [The Misson 2]

 

다양한 MC들의 활약이 빛난 앨범

 

레게 듀오 쿤타 앤 뉴올리언스로 이름을 알린 프로듀서 뉴올은 다작의 아이콘으로 유명하다. 쿤타(Koonta)를 포함 마이노스(Minos), 스윙즈(Swings)와 함께 한 ‘1 MC 1 프로듀서’ 프로젝트는 그의 부지런함을 입증한다. 이후 뉴올은 활발한 작품 활동으로 레게의 강박을 벗어나 힙합 프로듀서의 모습을 되찾았다.
1집 [The Mission 1]이 어느 정도 대중성을 의식한 앨범이라면 [The Mission 2]는 조금 색다르다. 비트는 훨씬 무거워졌고 보다 다양한 신예들이 모였다. ‘내 갈 길 가겠다’는 느낌이랄까. ‘힙합 왕자’ 빈지노부터 스윙즈(Swings)와 프리스타일 강자 허클베리 피(Huckleberry P)까지, 다양한 MC들이 자유로운 플로우를 선보인다. ‘Never Going Back’이나 ‘어머니의 일기장’같은 스토리텔링도 눈여겨보면 좋겠다. 어쩌면 힙합 음악을 다소 마이너한 방향으로 다룬 앨범일 수 있지만, 누군가는 꼭 해야 하는 일을 해낸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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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ight Alive - [What Are You So Scared Of?]

 

다소 지루한 멜로딕 펑크 레퍼런스

 

호주의 펑크 밴드 투나잇 얼라이브(Tonight Alive)의 데뷔작이다. 그들은 추구해 온 음악의 장르적 특성만큼 라이브에 강한 밴드다. Sum41, 3OH!3, 심플 플랜 등과 함께 본국과 영미권을 돌며 많은 투어 경력을 쌓았고, 본 앨범의 음악 또한 페스티벌에 어울릴 법한 팝 펑크 위주다.
수록곡 자체의 문제보다는 이것이 동류 장르의 팀들보다 월등히 뛰어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아쉽다. 처음부터 끝까지 힘주고만 달리니 다수의 트랙이 지루하게 들린다. 대세의 영향도 있겠지만 근래 들어 밴드는 초기의 밝고 경쾌한 이미지와는 조금 다른, 이모 록 밴드의 성향을 띈다. 특히 영화 [어메이징 스파이더 맨 2]에 수록된 ‘The Edge’같은 트랙은 매우 인상적인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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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ban Corner - [The City Of Brokenheart]

 

걸작이 될 뻔한 수작

 

어반 코너(Urban Corner)의 음악적 뿌리가 록이나 일렉트로닉이 아닌 버벌 진트, 데프콘 등을 배출한 흑인음악 동호회(PC 통신 나우누리의 ‘SNP’)라는 것은 흥미로운 점이다. 때문에 그룹은 SNP 출신이자 프로듀서 트리쉬(Trish)의 힘이 크게 느껴진다. ‘어느 한 트랙도 스킵되지 않는 베스트 앨범이길 기대하며 만들었다’는 만큼, 안정적인 코드워크와 사운드의 질감은 첫 트랙부터 신뢰를 준다.
트리쉬가 좋은 프로듀서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동시에 좋은 보컬인지는 미지수다. 미성의 목소리는 모든 곡을 소화할 만큼 유려해 보이진 않는다. 또한 소울맨(Soulman)을 제외한 외부 음악가들이 제 실력만큼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 한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이별 노래 모음집’이라는 앨범 콘셉트가 낳은 결과라면, 차기작은 보다 다양한 구성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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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이 앨범을 좋아할 확률, 50/50


Do As Infinity – NEW WORLD

 

[J-POP의 황금기를 연 앨범]

 

좋아할, 50
90년대부터 2000년대는 바야흐로 J-POP의 황금기였다. 팝, 록, 인디부터 아이돌 음악까지 다양한 장르가 고른 사랑을 받았고 이들은 국내에서 또한 적잖은 마니아층을 확보했다. 두 애즈 인피니티(Do As Infinity)는 밴드 자체의 인기와 더불어, 발표곡 중 일부가 애니메이션 ‘이누야샤’의 주제곡으로 선정되며 적잖은 인지도를 확보했다.
밴드 결성의 중추가 된 작곡가 나가오 다이(Nagao Dai, 예명 D.A.I)는 일본 최고의 레이블 에이벡스(avex) 출신의 유명 프로듀서다. 그는 두 애즈 인피니티 결성 전부터 하마사키 아유미(Hamasaki Ayumi), 히토미(hitomi), 에브리 리틀 싱(Every Little Thing) 등에게 곡을 제공했다. 때문에 미모와 가창력 등 스타성을 갖춘 보컬 반 토미코(Van Tomiko)와 기타리스트 오와타리 료(Owatari Ryo)의 가세는 어느 정도 팀의 성공을 보장한 상태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New World>는 이들의 두 번째 정규 앨범으로, 싱글로 발표되어 인기를 모았던 ‘Desire’, ‘We Are’, ‘Rumble Fish’와 나가오 다이 특유의 세련된 악곡 터치를 느낄 수 있는 트랙들이 수록되어 있다. 기존 히트곡 외 애잔한 분위기의 록 발라드 ‘永遠’, 첫 싱글에 수록된 ‘Wings’를 편곡한 ‘Wings 510’ 모두 기억에 남을만한 멜로디를 자랑한다. 이 외 앨범은 모던 록 답지 않은 시도를 한 점도 돋보인다. ‘135’는 하마사키 아유미의 곡에서 들릴법한 긴박한 일렉트로닉이며 ‘Summer Days’는 기타 리프가 중심이 된 강렬한 서프 록이다. 앨범의 모든 곡을 진두지휘한 나가오 다이의 다양한 스펙트럼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한 번의 팀 해체를 겪고 난 뒤, 현재는 2인 체제의 두 애즈 인피니티지만 2000년대 초반 그들이 열었던 ‘New World’는 분명 신선했다. J-POP의 명곡이 유달리 많이 쏟아지던 시기, 밴드 또한 이 앨범이 오리콘 차트 1위를 기록한 이후 줄곧 상승 곡선을 타며 먼 길을 걸어왔다. J-POP이 가장 풍요로웠던 시기에 모던 록의 포문을 열었던 앨범이라는 점이 이 작품의 감상 포인트일 것 같다.

 

또 다른, 50
어느덧 10여 년 전 발매된 J-POP 앨범이다. 그러므로 지금 들어도 세련된 음악이라는 사견이 누구에게나 통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이미 많은 대중들에게 검증된 나가오 다이의 프로듀싱, J-POP 보컬에 대한 선입견을 지우는 반 토미코의 중저음 보이스, 이와 어우러지는 기타리스트 오와타리 료의 조화는 이러한 우려를 충분히 상쇄하리라 생각한다. J-POP 입문용으로도, 좋은 모던 록 앨범으로도 부담 없이 추천할 만 한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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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이 앨범을 좋아할 확률, 50/50

 

Like, Likes – Laid Back Dreaming

 

[영민한 계산으로 구현된 첨단의 사운드]

 

좋아할, 50

라이크 라익스(Like, Likes)는 펑크 밴드 게토밤즈, 일렉트로닉 록 밴드 텔레파시에 이어 원맨 프로젝트 애시드 펑크 다이너마이트(Acid Punk Dynamite)로 활동중인 최석(Choi Seok)과 미국, 캐나다 등지에서 다양한 음악을 고민해온 이토요(Yi Toyo) 두 뮤지션의 합작 그룹이다. 이국적인 팀명, 다채롭게 사용된 보컬 샘플링, 바로 DJ 부스 위에 올려놔도 어색하지 않을 멜로디와 리듬까지. 이러한 부가 정보를 놓고 봤을 때 그들이 국내 뮤지션이라는 사실을 단번에 알아채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다른 것보다 음악만 접했을 경우라면 더욱이 그렇다.
데뷔 EP <Laid Back Dreaming>은 최근 미국 LA, 영국 등지에서 재조명되고 있는 개러지(Garage)와 베이스(Bass)의 요소가 상당히 밀도 깊게 녹아있다. 첫 곡 ‘Magical Thinking Meditation’은 알맞게 쓰인 보컬 샘플링과 강약의 조화가 분명한 흡입력을 가진다. 이어지는 ‘Voided Love’는 개러지 사운드를 기반으로 지루할 틈 없이 펼쳐지는 리듬이 인상적이며, 묵직하고 가감 없는 베이스 라인의 ‘Poetic Freaks’의 또한 매력적이다.
앨범의 실질적인 대표곡처럼 느껴지는 하우스 넘버 ‘On & On’ 을 지나고 나면 마지막 트랙이자 타이틀곡 ‘Erase U, XxX’가 이어진다. 여성 싱어 리비(LIVII)의 목소리가 덧입혀진 이 곡은 본 EP의 유일한 보컬 트랙으로 베이스와 트랩의 조화가 사뭇 신선하다.
사실 국내 음악 신에서, 그것도 라디오 플레이가 힘든 장르의 일렉트로닉 앨범을 만들어낸다는 것이 뮤지션에게 그리 쉬운 선택은 아니었을 것이다. 동시대의 음악적 고민을 과감하게 시장에 던져놓은 라이크 라익스의 판단은 분명 과감했다. 단 5곡의 EP지만 완성도에서만큼은 오랜 작업의 공력에서 비롯된 탄력이 느껴진다. 이제 장르의 출처는 따질 수 있지만, 그 이상을 논하는 게 무의미한 시대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데뷔작이다.

 

또 다른, 50
무대를 벗어나 감상용으로도 잘 구현된 일렉트로닉 앨범이지만 개러지, 베이스 리듬이 익숙하지 않은 청자들은 변화무쌍한 일렉트로닉 사운드의 향연이 다소 낯설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따라서 특정 장르들을 선택하고 집중했다는 점은 팀에게 차기작에 대한 적잖은 부담 또한 남겼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본 작은 한 장의 데뷔 EP 이상으로, 근래 클럽 뮤직 신의 동시대성을 민첩하게 읽어내고 빈틈없게 구현해내려는 노력이 곳곳에 엿보인다. 최신 음악의 유행을 읽어내고 그 흐름에서 머물 것인가, 혹은 이를 무기 삼아 더욱 전진해나갈 것인가. 그 흥미로운 행보를 지켜보고 응원하는 일은 이제 뮤지션 못지않게 예민한 귀를 가진 대중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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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 Fantasy


[광활한 우주를 유영하는 SF 멜로디]

 

좋아할, 50
그간의 이력을 살펴보면 진보(JINBO)는 자기 색을 전면적으로 내세우기 보다는, 피처링이나 프로듀싱 등 다른 뮤지션을 북돋아주는 작업을 많이 해왔다. 에픽 하이(Epik High), 프라이머리(PRIMARY), 더 콰이엇(The Quiett) 등 현업 음악가들과의 합심은 물론, 빈지노(Beenzino)부터 샤이니(SHINee)까지 장르 불문 작곡가로서도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때문에 작곡가 진보가 아닌, ‘음악가 진보’의 곡은 늘 귀했다. 더불어 첫 정규작 [Afterwork] (2010)가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알앤비&소울 부문을 수상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기에, 이후의 행보가 궁금해지는 건 당연지사였다.
3년 만에 발표된 두 번째 앨범 [Fantasy] (2013)는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듯, 피처링 참여나 리메이크에서 진면목을 느낄 수 없었던 진보라는 음악가의 개인적 성취와 시대적 흐름에 보다 집중한다. 가감 없는 코드 진행과 도회적인 비트, 그와 어우러지는 농염한 노랫말은 우주, 사랑, 로봇 등의 키워드를 관통하며 멜랑콜리한 음악관을 구축한다. 근래 미국의 비트 뮤직 레이블에서 쏟아져 나오는 미래적인 사운드를 지구 반대편의 그 역시 일찌감치 고민하고 있던 것이다.
멀티 플레이어 기질이 다분한 진보는 [Fantasy]에서도 프로듀서, 보컬, 랩퍼 등 일인다역을 자청한다. 영상 제작팀 디지페디(DIGIPEDI)의 뮤직 비디오와 함께 선보인 타이틀곡 ‘Fantasy’와 ‘Be My Friend’, 그리고 2011년 프로젝트 그룹 일진스(Ill Jeanz)를 통해 발표한 ‘Take It Slow’의 리믹스격 ‘Tape It Slow Baby’가 귀를 잡아 끈다. 여기에 탁월한 구성이 돋보이는 ‘Cops Come Knock’, 투 스텝 비트의 ‘Delete It Deal It’와 같이 앨범 곳곳에 일렉트로닉 신에서도 쉽게 통할 법한 갖가지 실험들이 보기 좋게 묻어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Fantasy]가 그를 보다 넓은 영역의 프로듀서로 확장시켜주었다는 점이다. 슈퍼프릭 레코드(Superfreak Records)라는 레이블의 대표이자, 도전을 즐기는 음악가로서의 자신감도 보다 뚜렷해진 느낌이다. 다양한 고민과 시도로 마치 현재와 미래를 연결시켜주는 타임워프 같은 음반이 탄생했다는 점에서, 진보는 그의 이름대로 남다른 ‘음악적 진보’를 이뤄냈다.


또 다른, 50
멜로디컬한 팝의 무언가를 기대하고 [Fantasy]를 듣는다면 다소 혁신적인 비트의 실험과 코드 진행에 낯선 느낌을 받을지도 모르겠다. 애초 곡들을 장르별 카테고리에 담으려는 마음을 버리고, 하나의 소설이나 영화를 감상하듯 각 트랙의 인상을 즐겨보는 것도 좋겠다.
공상과학 마니아라는 진보 자신의 말마따나, 이 앨범은 ‘22세기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21세기를 탐방하며 로맨스와 아픔을 경험한다’는 서사를 가지고 있단다. 그러므로 수록곡의 성향은 따라 부르기 쉬운 보컬 위주의 팝보다는 자연스레 어반, 일렉트로닉 사운드로 기울어졌을 것이다. 이러한 점을 인지한다면 익숙하지 않았던 멜로디의 이질감도 새로운 매력으로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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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4년의 활동량에 비해 아직 강력한 히트 곡이 없다는 점은 의구심을 남긴다. 그녀가 스타가 되려면 디바로써의 '번뜩'이는 무언가가 필요할 것이다. 보컬, 송 라이팅 능력, 프로듀서 진까지 모든 병력은 갖춰졌다. 아직 나오지 않은 정규 앨범 탓이라면 조속한 발매를 기대한다. 이제는 강력한 한 방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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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MC들의 활약이 빛난 앨범

 

레게 듀오 쿤타 앤 뉴올리언스로 이름을 알린 프로듀서 뉴올은 다작의 아이콘으로 유명하다. 쿤타(Koonta)를 포함 마이노스(Minos), 스윙즈(Swings)와 함께 한 ‘1 MC 1 프로듀서’ 프로젝트는 그의 부지런함을 입증한다. 이후 뉴올은 활발한 작품 활동으로 레게의 강박을 벗어나 힙합 프로듀서의 모습을 되찾았다.
1집 [The Mission 1]이 어느 정도 대중성을 의식한 앨범이라면 [The Mission 2]는 조금 색다르다. 비트는 훨씬 무거워졌고 보다 다양한 신예들이 모였다. ‘내 갈 길 가겠다’는 느낌이랄까. ‘힙합 왕자’ 빈지노부터 스윙즈(Swings)와 프리스타일 강자 허클베리 피(Huckleberry P)까지, 다양한 MC들이 자유로운 플로우를 선보인다. ‘Never Going Back’이나 ‘어머니의 일기장’같은 스토리텔링도 눈여겨보면 좋겠다. 어쩌면 힙합 음악을 다소 마이너한 방향으로 다룬 앨범일 수 있지만, 누군가는 꼭 해야 하는 일을 해낸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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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지루한 멜로딕 펑크 레퍼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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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록곡 자체의 문제보다는 이것이 동류 장르의 팀들보다 월등히 뛰어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아쉽다. 처음부터 끝까지 힘주고만 달리니 다수의 트랙이 지루하게 들린다. 대세의 영향도 있겠지만 근래 들어 밴드는 초기의 밝고 경쾌한 이미지와는 조금 다른, 이모 록 밴드의 성향을 띈다. 특히 영화 [어메이징 스파이더 맨 2]에 수록된 ‘The Edge’같은 트랙은 매우 인상적인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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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쉬가 좋은 프로듀서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동시에 좋은 보컬인지는 미지수다. 미성의 목소리는 모든 곡을 소화할 만큼 유려해 보이진 않는다. 또한 소울맨(Soulman)을 제외한 외부 음악가들이 제 실력만큼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 한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이별 노래 모음집’이라는 앨범 콘셉트가 낳은 결과라면, 차기작은 보다 다양한 구성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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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 As Infinity – NEW WORLD

 

[J-POP의 황금기를 연 앨범]

 

좋아할, 50
90년대부터 2000년대는 바야흐로 J-POP의 황금기였다. 팝, 록, 인디부터 아이돌 음악까지 다양한 장르가 고른 사랑을 받았고 이들은 국내에서 또한 적잖은 마니아층을 확보했다. 두 애즈 인피니티(Do As Infinity)는 밴드 자체의 인기와 더불어, 발표곡 중 일부가 애니메이션 ‘이누야샤’의 주제곡으로 선정되며 적잖은 인지도를 확보했다.
밴드 결성의 중추가 된 작곡가 나가오 다이(Nagao Dai, 예명 D.A.I)는 일본 최고의 레이블 에이벡스(avex) 출신의 유명 프로듀서다. 그는 두 애즈 인피니티 결성 전부터 하마사키 아유미(Hamasaki Ayumi), 히토미(hitomi), 에브리 리틀 싱(Every Little Thing) 등에게 곡을 제공했다. 때문에 미모와 가창력 등 스타성을 갖춘 보컬 반 토미코(Van Tomiko)와 기타리스트 오와타리 료(Owatari Ryo)의 가세는 어느 정도 팀의 성공을 보장한 상태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New World>는 이들의 두 번째 정규 앨범으로, 싱글로 발표되어 인기를 모았던 ‘Desire’, ‘We Are’, ‘Rumble Fish’와 나가오 다이 특유의 세련된 악곡 터치를 느낄 수 있는 트랙들이 수록되어 있다. 기존 히트곡 외 애잔한 분위기의 록 발라드 ‘永遠’, 첫 싱글에 수록된 ‘Wings’를 편곡한 ‘Wings 510’ 모두 기억에 남을만한 멜로디를 자랑한다. 이 외 앨범은 모던 록 답지 않은 시도를 한 점도 돋보인다. ‘135’는 하마사키 아유미의 곡에서 들릴법한 긴박한 일렉트로닉이며 ‘Summer Days’는 기타 리프가 중심이 된 강렬한 서프 록이다. 앨범의 모든 곡을 진두지휘한 나가오 다이의 다양한 스펙트럼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한 번의 팀 해체를 겪고 난 뒤, 현재는 2인 체제의 두 애즈 인피니티지만 2000년대 초반 그들이 열었던 ‘New World’는 분명 신선했다. J-POP의 명곡이 유달리 많이 쏟아지던 시기, 밴드 또한 이 앨범이 오리콘 차트 1위를 기록한 이후 줄곧 상승 곡선을 타며 먼 길을 걸어왔다. J-POP이 가장 풍요로웠던 시기에 모던 록의 포문을 열었던 앨범이라는 점이 이 작품의 감상 포인트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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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할,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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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EP <Laid Back Dreaming>은 최근 미국 LA, 영국 등지에서 재조명되고 있는 개러지(Garage)와 베이스(Bass)의 요소가 상당히 밀도 깊게 녹아있다. 첫 곡 ‘Magical Thinking Meditation’은 알맞게 쓰인 보컬 샘플링과 강약의 조화가 분명한 흡입력을 가진다. 이어지는 ‘Voided Love’는 개러지 사운드를 기반으로 지루할 틈 없이 펼쳐지는 리듬이 인상적이며, 묵직하고 가감 없는 베이스 라인의 ‘Poetic Freaks’의 또한 매력적이다.
앨범의 실질적인 대표곡처럼 느껴지는 하우스 넘버 ‘On & On’ 을 지나고 나면 마지막 트랙이자 타이틀곡 ‘Erase U, XxX’가 이어진다. 여성 싱어 리비(LIVII)의 목소리가 덧입혀진 이 곡은 본 EP의 유일한 보컬 트랙으로 베이스와 트랩의 조화가 사뭇 신선하다.
사실 국내 음악 신에서, 그것도 라디오 플레이가 힘든 장르의 일렉트로닉 앨범을 만들어낸다는 것이 뮤지션에게 그리 쉬운 선택은 아니었을 것이다. 동시대의 음악적 고민을 과감하게 시장에 던져놓은 라이크 라익스의 판단은 분명 과감했다. 단 5곡의 EP지만 완성도에서만큼은 오랜 작업의 공력에서 비롯된 탄력이 느껴진다. 이제 장르의 출처는 따질 수 있지만, 그 이상을 논하는 게 무의미한 시대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데뷔작이다.

 

또 다른,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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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이 앨범을 좋아할 확률, 50/50

 

진보 – Fantasy


[광활한 우주를 유영하는 SF 멜로디]

 

좋아할, 50
그간의 이력을 살펴보면 진보(JINBO)는 자기 색을 전면적으로 내세우기 보다는, 피처링이나 프로듀싱 등 다른 뮤지션을 북돋아주는 작업을 많이 해왔다. 에픽 하이(Epik High), 프라이머리(PRIMARY), 더 콰이엇(The Quiett) 등 현업 음악가들과의 합심은 물론, 빈지노(Beenzino)부터 샤이니(SHINee)까지 장르 불문 작곡가로서도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때문에 작곡가 진보가 아닌, ‘음악가 진보’의 곡은 늘 귀했다. 더불어 첫 정규작 [Afterwork] (2010)가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알앤비&소울 부문을 수상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기에, 이후의 행보가 궁금해지는 건 당연지사였다.
3년 만에 발표된 두 번째 앨범 [Fantasy] (2013)는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듯, 피처링 참여나 리메이크에서 진면목을 느낄 수 없었던 진보라는 음악가의 개인적 성취와 시대적 흐름에 보다 집중한다. 가감 없는 코드 진행과 도회적인 비트, 그와 어우러지는 농염한 노랫말은 우주, 사랑, 로봇 등의 키워드를 관통하며 멜랑콜리한 음악관을 구축한다. 근래 미국의 비트 뮤직 레이블에서 쏟아져 나오는 미래적인 사운드를 지구 반대편의 그 역시 일찌감치 고민하고 있던 것이다.
멀티 플레이어 기질이 다분한 진보는 [Fantasy]에서도 프로듀서, 보컬, 랩퍼 등 일인다역을 자청한다. 영상 제작팀 디지페디(DIGIPEDI)의 뮤직 비디오와 함께 선보인 타이틀곡 ‘Fantasy’와 ‘Be My Friend’, 그리고 2011년 프로젝트 그룹 일진스(Ill Jeanz)를 통해 발표한 ‘Take It Slow’의 리믹스격 ‘Tape It Slow Baby’가 귀를 잡아 끈다. 여기에 탁월한 구성이 돋보이는 ‘Cops Come Knock’, 투 스텝 비트의 ‘Delete It Deal It’와 같이 앨범 곳곳에 일렉트로닉 신에서도 쉽게 통할 법한 갖가지 실험들이 보기 좋게 묻어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Fantasy]가 그를 보다 넓은 영역의 프로듀서로 확장시켜주었다는 점이다. 슈퍼프릭 레코드(Superfreak Records)라는 레이블의 대표이자, 도전을 즐기는 음악가로서의 자신감도 보다 뚜렷해진 느낌이다. 다양한 고민과 시도로 마치 현재와 미래를 연결시켜주는 타임워프 같은 음반이 탄생했다는 점에서, 진보는 그의 이름대로 남다른 ‘음악적 진보’를 이뤄냈다.


또 다른, 50
멜로디컬한 팝의 무언가를 기대하고 [Fantasy]를 듣는다면 다소 혁신적인 비트의 실험과 코드 진행에 낯선 느낌을 받을지도 모르겠다. 애초 곡들을 장르별 카테고리에 담으려는 마음을 버리고, 하나의 소설이나 영화를 감상하듯 각 트랙의 인상을 즐겨보는 것도 좋겠다.
공상과학 마니아라는 진보 자신의 말마따나, 이 앨범은 ‘22세기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21세기를 탐방하며 로맨스와 아픔을 경험한다’는 서사를 가지고 있단다. 그러므로 수록곡의 성향은 따라 부르기 쉬운 보컬 위주의 팝보다는 자연스레 어반, 일렉트로닉 사운드로 기울어졌을 것이다. 이러한 점을 인지한다면 익숙하지 않았던 멜로디의 이질감도 새로운 매력으로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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