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것은 어디에도 없다. 누군가의 영향을 받은 누군가, 의 영향을 받은 또 누군가, 의 영향을 받은 누군가, 가 그 수많은 밑그림 위에다 자신의 그림을 그려나가는 것이다. 그 누군가의 그림은 또다른 사람의 밑그림이 된다. 우리는 모두 보이지 않는 여러 개의 끈으로 연결돼 있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모두 어느 정도는 디제이인 것이다.

(김중혁, <악기들의 도서관> 중 '비닐광 시대', 104p)

때로는 완벽한 문장을 말하는 것보다 어떤 이름이나 어떤 단어나 어떤 고유명사를 얘기할 때 이야기가 더 잘 통하는 법이다.

(김중혁, <악기들의 도서관> 중 '나와 B', 191p)

기타치는 소설가 김중혁의 두번째 소설집. 개인적으로 '음악'이라는 화두에 이끌려서 읽었지만 소설적 흡입력은 전작 <펭귄 뉴스> 쪽이 더 강했던 것 같다. 그래서 나쁘다는게 아니고, 그래서 의미있는 것 같다. 분명 이 작품은 물론 일반 독자에게 단번에 어필하는 강렬한 재미와 발빠른 전개의 소설은 아니다.

<펭귄뉴스>가 레모네이드라면, <악기들의 도서관>은 레몬차다. 소설의 감각적인 면을 약간 가감하되, 좀 더 본질에 충실하게 접근했다는 이야기다. 단발적이고 자극적인 것이 만연한 현대의 매커니즘 속에서 정말 예술만이 인류를 구원할 수 있다면, 이러한 형태의 소설은 앞으로 더욱더 확대재생산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독자접근성의 문제가 차후로 밀리게 되더라도 비단 그건 문학만의 문제는 아니니까. 후세의 누군가는, 언젠가는, 이 책을 발견하게 될테니까.

음악이라는 소재를 소설을 위한 소설 형태로 녹여냈다는 것과, 전작에 비해 유머는 약해졌지만 휴머니티는 잃지 않았다는 점에서 믿음이 간다. 이번에도 역시 그의 편에 서고 싶다. 소설가에게든, 음악가에게든  메세지 창출이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예술가의 자유와 권리이기 때문이다.

[MV] Jack Beauregard - Anyone Around

독일의 인디레이블 Tapete Records에서 가장 파퓰러한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고 느끼고 있는 팀, 베블린 출신의 일렉트로닉 팝 듀오 잭 뷰리가드(Jack Beauregard)입니다. 팀명은 헨리 폰다 주연의 이탈리아 웨스턴 무비 '무숙자'라는 영화의 캐릭터 이름이라고 하네요. Daniel Schaub(Vocal, Guitar)와 Par Lammers(Keyboards, Vocal) 이렇게 두 멤버로 이뤄져있고 Schaub가 팝적인 부분, Lammers가 일렉트로닉적인 부분을 맡고 있습니다.

데뷔 앨범 'Everyone is Having Fun'이 지난 4월 발매되었습니다. 분명 신디사이저가 들어가긴 했지만 이를 배제한다면 이들의 음악은 미니멀 팝에 가깝습니다. 말하자면 기타팝이라는 모국어에 신디사이저와 이펙트를 양념삼아 살짝씩 가미한 셈이랄까요. 실로 앨범에서 'Wednesday'나 'Any Snow'는 그들이 직접 영향받았다고 이야기하는 비틀즈, 닐 영 등의 기타팝을 떠오르게 합니다. 반면에 대표곡인 'Anyone Around'같은 곡은 도입부부터 멜로딕한 디스코 리듬으로 시작하지요. 싱글도 없이 이제 막 데뷔 앨범이 나온 파릇파릇한 듀오이지만 'Anyone Around' 한 트랙만 놓고 봐도 미래가 매우 기대되는 그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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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jackbeauregard.com/


북잉글랜드 출신의 맨체스터 트리오 델픽(Delphic)은 모듈러(Modular)가 주목하는 신인입니다. 뉴-웨이브, 포스트-펑크의 향기를 가득 머금은 사운드 톤 속에는 케미컬 브라더스(Chemical Brothers)부터 최근의 피닉스(Phoenix)를 아우르는 독특한 아우라가 그려지네요. 이들의 음악은 앱스트랙트 아트, 러시아 영화, 문학 등에서 받았다고 합니다. 원래 벨기에의 테크노 레이블 R&S 소속이었으나 지금은 모듈러입니다. 

현재 이들은 블록 파티(Bloc Party)와 비슷한 형식으로 이름을 알리는 중입니다. 블록 파티는 유럽과 일본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로 명성을 쌓기 시작했는데요, 델픽도 마찬가지입니다. 섬머소닉(Summersonic), 리즈(Leeds), 리딩(Reading), 크림필드(Creamfields) 등의 굵직한 페스티벌로부터 러브콜을 받고있다고 하네요.


데뷔 싱글 'Counterpoint'의 프로모 영상입니다. 올해 4월 13일 발매되었고, R&S를 통해 릴리즈되었네요.


두번째 싱글 'This Momentory'. 8월 31일 키츠네를 통해 발매 예정입니다.


한 편 델픽의 정식 EP는 8월 28일 발매됩니다. 'Counterpoint' 'This Momentary'와 추가 리믹스 트랙 몇 곡이 더해질 예정이라 하니 꼭 들어봐야겠네요. 

내년 발매를 앞둔 풀렝쓰 앨범은 베를린 출신 프로듀서 이완 피어슨(Ewan Pearson)이 맡는다고 합니다. 랩쳐(The Rapture), 골드프랩(Goldfrapp), 엠에이티쓰리(M83) 등 쟁쟁한 아티스트들의 프로듀서로 활약했다네요. 포스트록적 앰비언스를 귀신같이 잘 구현해내는 그의 능력이 부디 이번에도 멋지게 발휘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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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delphic.cc/



 


Schwefelgelb - I Keep My Eyes Shut


(좌, 에디 / 우, 시드) 왠지 화나서 길길이 날 뛸 듯한 시드를 에디가 말리는 삘입니다.

독일의 Tapete Records라는 인디 레이블에 소속된 일렉트로-게토테크 듀오입니다. CSS의 러브폭스, YYYs의 캐런 오, 크리스탈 캐슬의 앨리스 등 퍼포먼스에 강한 라이엇 걸에 대적할만한 똘끼충만 보컬 시드(Sid)는 전자음악 작곡을 해왔고, 프로그래밍과 신디 등을 맡은 가끔 에디(Eddy) (시드가 앞에서 내지를 때 뒤에서 맥을 만지는 와중 가끔 코러스도 넣더군요.)는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이라고 하네요. 프로필을 보면 Nyx와 Hal이라는 얼굴없는 멤버가 함께 있긴한데, 이들은 이른바 'Remote-Controlled Dancers'라고 합니다. 백댄서의 개념인가봅니다만 유튜브 라이브 영상들에선 찾아보기가 힘드네요.

안타깝지만 팀명이 독일어라서 더더욱 발음이 어떻게 되는지 모르습니다. (혹여나 지나가다가 독어에 능통한 분이 계시다면 따사로운 댓글을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음악적인 면에선 본인들 스스로가 80년대 뉴 웨이브, 펑크에 영향을 받았다고 얘기합니다. 아도겐(Hadouken!), 크리스탈 캐슬(Crystal Castles), 하츠레볼루션(Heartsrevolution) 등의 트래쉬 계열의 멜로디와 사정없이 내지르는(?) 보컬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어필할 것 같네요.

마드리드, 리스본, 글래스고 등을 다니며 라이브를 해오던 중 셧디스코(SHITDISCO)에게 "Intense, electric, inspiring."라고 세 단어의 칭찬을 받기도 했다네요. 이번달 29일엔 일본 요코하마 아레나에서 열리는 와이어 페스티벌(Wire Festival)에 출연한다고 합니다.
 


Schwefelgelb - Stein auf stein



앨범 아트웍들이 굉장히 빈티지하고 예쁩니다. 그런데 홈페이지 디자인도 만만치않습니다. 에디가 직접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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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chwefelgelb.de/index.html

여러분은 맨체스터 사운드와 매드체스터 사운드를 나누는 기준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보통 케미컬 브라더스(The Chemical Brothers) 등장 전후로 구분하자는 의견이 많은 듯 합니다. 그런 맥락으로 보자면, 영국의 4인조 밴드 더 윕(The Whip)은 매드체스터 이후의 누-레이브 붐 속에서 소리없이 강한 음악을 하고 있는 밴드입니다. 나온 거라고는 정규 앨범 1장과 싱글 몇 장이 다인데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 (Ultra Music Festival) 서브 헤드라이너급으로, 후지 록 페스티벌 (Fuji Rock Festival)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습니다.

         Nathan Sudders(베이스),  Danny Saville(키보드), Fiona Daniels(드럼) and Bruce Carter(보컬,기타)
키보드인 대니 새빌과 보컬 브루스 카터 둘은 The Whip REMIXES!!!를 맡고 있답니다.


피오나 대니얼과 그녀의 남친, 매튜 (코미디 배우라고 합디다.)
(기사 원문:http://www.thesun.co.uk/sol/homepage/showbiz/bizarre/article1341123.ece)

이러한 윕의 인기에는 훅과 멜로디가 뚜렷한 개러지 록, 일렉트로, 댄스 펑크를 적절히 배치한 웰메이드 데뷔 앨범이 큰 작용을 했을 것입니다. 이에는 카사비안(Kasabian)과 악틱 멍키즈(Arctic Monkeys)의 프로듀서, 짐 애비스(Jim Abbiss)의 능력이 십분발휘 되었지요. 그러나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남성팬들의 총애를 얻고 있는 이 분의 얘기를 뺴놓을 수가 없네요. 바로 여성 드러머 피오나 대니얼(Fiona Daniels)입니다.
 

[MV] The Whip - Trash

(전주가 깁니다. 그러나 긴 뜸을 들인만큼 후렴의 강력한 훅으로 보상이 되는 놀라운 능력을 가진 곡입니다.

어느 분은 맥 화이트의 맥아리없는 연주를 듣다가 그녀를 보니 안구+청력정화가 동시에 된다(?)는 개인적인 의견을 피력하기도 하시던데요, 네. 제가 봐도 'Trash' 뮤직비디오에서의 그녀는 정말 섹시합니다. 스모키 화장에 무심한듯 시크한 표정이라니요.

그건 그렇다 치더라도, 진짜 주목해야하는 점은 더 윕(The Whio)이 키츠네(Kitsune)도 (키츠네에서 'Divebomb'등의 싱글이 컷 되긴 했었지만요.) 모듈러(Modular)도 아닌 서든 프라이드(Southern Fried) 소속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크룩커스(Crookers), 신이치 오사와(Shinichi Osawa)와의 접선이 빨랐나봅니다. 위키피디아 기준으로 그들의 데뷔 앨범 트랙리스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리믹스 앨범은 키츠네 메종 못지 않습니다.

The Whip - X MARKS DESTINATION (2008.3.24)

Standard UK edition

  1. "Trash" – 6:22 ***
  2. "Frustration" – 5:00
  3. "Fire" – 5:16
  4. "Save My Soul" – 5:11
  5. "Sirens" – 4:19
  6. "Divebomb" – 5:40 **
  7. "Blackout" – 6:12 ***
  8. "Muzzle #1" – 4:59 **
  9. "Sister Siam" – 4:52 **
  10. "Dubsex" – 4:09

US iTunes release

  1. "Trash" – 6:20
  2. "Frustration" – 4:51
  3. "Fire" – 5:11
  4. "Save My Soul" – 5:09
  5. "Sirens" – 4:18
  6. "Divebomb" – 5:38
  7. "Blackout" – 6:10
  8. "Muzzle #1" – 4:50
  9. "Sister Siam" – 4:43
  10. "Dubsex" – 4:07
  11. "Blackout (Shinichi Osawa Remix)" – 5:40
  12. "Muzzle #1 (Bloody Beetroots Remix)" - 4:06
  13. "Sister Siam (Bitchee Bitchee Ya Ya Ya Remix)" - 4:49
  14. "Trash (Crookers Remix)" - 6:01
  15. "Trash (South Central Remix)" - 5:43
  16. "Sister Siam (Justin Robertson Dub)" - 5:36
The Whip - REMIX MARKS DESTINATION

1. Frustration (Van She Remix) 5:36
2. Trash (Crookers Remix) 6:04
3. Muzzle No. 1 (Bloody Beetroots Remix) 4:08
4. Frustration (Hadouken! Remix) 3:29
5. Trash (South Central Remix) 5:45
6. Blackout (Ashley Beedle Remix) 8:54
7. Frustration (Black Affair Instrumental) 4:51
8. Muzzle No. 1 (Black Ghosts Remix) 5:29
9. Sister Siam (Bitchee Bitchee Ya Ya Ya Remix) 4:53
10. Frustration (Hearts Revolution Remix) 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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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myspace.com/thewhipmanchester



Donovan이라는 이름의 프렌치 일렉트로 듀오입니다. In The Club이라는 신생 댄스록 밴드의 곡을 멋지게 리믹싱한 것을 듣고 반했었는데, 어느덧 surkin이 소속되어있는 시티즌 레코드 소속이 되었군요. breakbot도 에드뱅어에 들어가더니, 모두들 레이블에 소속되어 안정을 찾고 싶은가 봅니다. (추세인가요.) 마이스페이스에 올라온 오리지널 튠 2곡 ('Ventura', 'YO' 을 들으면 곡의 수준들이 이미 어느 정도는 적당한 평준화가 된 같긴 합니다만, 곧 시티즌에서 'CHORD'라는 타이틀의 EP 앨범이 발매될 거라고 하니 기대해보겠습니다. 


REMIXES :

Bob Sinclar feat. Sugarhill Gang - Lala Song / Universal

Sebastien Tellier - Kilometer / Record makers

Something à la mode - Rondo Parisiano / Yellow

Arnaud Rebotini - Un Cheval d'orgeuil / Citizen Record

Sebastien Tellier - Sexual Sportswear / Record makers

Teenage bad girl - USB Dick / Citizen Record

Léonard de léonard - Screaming Dance / Ekleroshock

In The Club - Turn you on / Bandroom Records

Digiki - Kraftpunk / Tokyo Fun Party

In The Club - She's a man / Discogr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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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myspace.com/0donovan0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을 다녀왔습니다. 스타세일러와 언니네 이발관때문에 눈물 콧물 좀 짰습니다. 베이스먼트 잭스 때는 새로산 목걸이의 보석 한 알이 빠지는 바람에 조금 슬펐지만, 죽도록 재밌었습니다. 나이를 잊은 위저는 한없이 귀여웠고 폴 아웃 보이는 너무 잘해서 입을 떡 벌리게 만들었으며, 오아시스는 'Don't Look Back in Anger'의 여운을 짙게 남겨주었습니다. 신인 밴드 메이트는 굉장한 가창력으로 청중을 압도하더군요. 샤방한 미모와 목소리의 프리실라 안은 남덕들의 침샘을 자극하였습니다. 사실 이번 라인업은 제 취향은 않았지만 2년 동안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 가보지 못한 한을 말끔히 녹여주기에 충분했습니다. 브라보!

그럼 본론으로 넘어와서 Animal Collective의 옾히셜 비디오에 집중해보겠습니다. 요즘 국내로 유입되는 인디록계의 동향을 보자면 The Whitest Boy Alive, Pacific!, JJ 등으로 이어지는 트로피컬 서프 뮤직을 표방한 미니멀 인디팝, MGMT, Empire Of The Sun 등으로 이어지는 네오 사이키델릭 록, Chairift나 Passion Pit 등으로 대변되는 캐치한 클럽 록 풍의 곡들이 빈도 높은  주목을 받곤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런 신상밴드 붐 속에서도 애니멀 컬렉티브 횽아들은 톡톡한 형님노릇을 해주십니다. 아, '짬밥'이란 이런 걸까요. Bjork이 앨범 [Volta]에서 예언했던 신세기형 사이키델리아를 그야말로 온몸으로 실천하고 계십니다. 이미 그들에 대한 이야기는 나올만큼 나왔기에, 그저 닥치고 감상하는 게 최선의 방법인 것 같네요. 이런 음악을 들으면 정말 음악만이 세상을 구원할 것 같습니다.


Animal Collective - Summertime Clothes.



 



80kidz. 얼마 전에 두번째 앨범 [This is my shit]이 국내 라이센스됨과 동시에, 동시에 올 8월초 부산에서 LIVE SET으로 내한 예정. 한 명의 여자멤버, 두 명의 남자 멤버로 모두 일본인이고 80년대생이라 80kidz라고 한다. 의미는 대략 80년대에 태어난 뉴록키즈, 정도가 되겠다.

Nu-Rave, Dance Rock의 뿌리에는 유럽에 이미 현지화 되어버린 일본 문화가 있다. 실로 05년 전후로 유럽 등지에 일렉트로 크래쉬, 누 레이브 문화가 범람했던 것의 근저에는 일본발 하이패션의 유행이 있었다. YELLE과 퍼퓸의 뮤직비디오를 연이어 보거나 헬로 키티를 좋아하고, 고갸루풍 화장을 즐기는 영미권 젊은이들을 생각해본다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 

알록달록한 비비드 컬러 매칭, 닌텐도와 도스 게임, 스트리트 파이터의 향수. 80kidz는 멤버 전원이 일본인이라는 점에서 더욱이 이런 이슈의 중심에 서기 유리했다. 허나 80kidz는 절대 유럽발 일렉트로의 따라쟁이가 아니다. 이들은 진정한 음악적 퍼스널리티를 가진 록 뮤지션이며, J-Electro신의 노른자위를 쥐락펴락하는 댄스 뮤직계의 선두주자다.

그리고 앨범 [Live Begin at Eighty]와 [This is my shit]이 이를 증명한다.

+
아이돌 음악과 테크노팝을 절묘하게 접목한 일본 그룹 퍼퓸의 폭풍적 인기. 세인트바이너리, 롤러코스터 등 전자음악 1세대 뮤지션들을 앞세우며 일렉트로 하우스를 들고 나온 브라운 아이드 걸스. 멜로딕 트랜스 곡이라는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와 드럼 앤 베이스의 걸팝화를 성공시킨 Gee. 아이튠스 유통을 의식한건지 정통 클럽풍 일렉트로니카를 들고 나온 에픽 하이의 리믹스 앨범을 들으며 대중 가요에 더욱 적극적으로 반영될 순혈 전자음악의 앞날을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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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myspace.com/80kidz


2000년대 중반 이후 전세계적으로 뒤늦은(?) 일렉트로니카 붐이 일고 있다. 일렉트로니카의 부분적인 면을 차용한 팝,밴드 뮤직들이 주목을 받는 경향과 더불어 이는 패션, 아트, 라이프 스타일, 광고계 등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치는 중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실험과 시도들에 비하자면 최근의 갑작스러운 조명은 다소 쌩뚱맞아보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전자음악의 과거력을 더듬을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일렉트로니카의 자양분을 먹으며 진화하는 문화계의 동세를 보자면 이 현상은 꽤나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컬러풀한 원색의 패션과, 록과 일렉트로니카를 섞은 듯한 정체 불명의 음악, 스트레이트한 멜로디와 훅까지. 이른바 'Simply Wonderful'로 대변되는 80년대 누레이브 컬처의 범람. 이는 음악적으로 보자면 스트록스(The Strokes), 프란츠 퍼디난드(Franz Ferdinand)등의 개러지 리바이벌 붐, CSS, 릴리 알렌(Lilly Allen) 등의 뮤지션이 주목받는 발판 작용을 한 마이스페이스 유행 등을 발판삼아 자라났다. 음악 면에서만 보자면 인디록의 역사를 다시 썼다는 극찬까지 받고 있는 엠지엠티(MGMT), 유럽 언더그라운드 일렉트로닉 신에서 크게 주목 받았던 컷 카피(Cut Copy)와 레이트 오브 더 피어(Late Of The Pier), 비교적 대중적인 일렉트로닉 록을 들려주는 카사비안(Kasabian), 킬러스(The Killers) 등의 음악만 봐도 누 레이브의 영향이 적잖게 드러난다. 국내에서는 최근에서야 샤이니, 빅뱅 (직접 DJ를 할 정도로 누레이브 신에 관심이 많은 디자이너 하상백 덕에 빅뱅보다는 샤이니가 좀 더 '정통' 누레이브에 가까운 패션을 선보였다.), 컬러풀 스키니진과 80년대의 향수를 대놓고 자극하는 롤러 브레이드를 착용한 소녀시대, 미러볼을 떼다 붙인 듯한 엄정화와 손담비의 음악과 패션 등에서 누 레이브의 향기가 풍겨온다.


이처럼 누 레이브 열풍은 음악에서의 장르적 특질에 한정되기 보다는 패션, 무서운 속도로 진화하는 중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른바 누 레이브 컬처의 '일렉트로'적인 사고 방식은 메이저와 인디의 경계를 가르는 대중의 사고방식을 깡그리 무시한다는 점이다. 이는 과거 음악들에서 느껴진 저항과 우울에서 진화된, 이른바 '신세기형 유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하다. 그것은 또한 '일렉트로'라는 장르가 그만큼 세태의 흐름과 시국에 민감한 장르라는 의미를 드러내는 점이기도 할 것이다.


* 누 레이브(Nu Rave)란 ?


2005년 전후 프랑스, 독일 등을 중심으로 발달한 음악의 장르 겸 서브 문화를 총칭한다. 음악적인 면에서 보자면 록의 강렬함과 일렉트로니카의 댄서블한 부분이 조화를 이룬 것이 특징으로 클럽 록(club rock), 누 록(nu rock), 일렉트로크래쉬(electroclash)라는 이름과 연장선상의 의미를 갖는다. 얼마 전 해피로봇을 통해 컴필레이션이 런칭된, 일렉트로 신의 거대한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키츠네(kitsune), 데본 아오키의 오빠인 스티브 아오키가 설립한 디막(Dimmak), 다프트 펑크의 레이블인 다프트 트랙스(Daft Trax) 출신의 비지 피(Busy P)가 설립한 에드 뱅어 레코드(Ed Banger Records), 컷 카피(Cut Copy), 예예예스(Yeah Yeah Yeahs) 같은 걸출한 뮤지션들이 소속된 모듈라(Modular), 서킨(surkin), 택틸(tacteel) 등이 소속된 인스티튜브(Institubes), 덴져(danger), 데이타(DatA) 처럼 말그대로 쇼킹할 정도로 맥시멀한 음악을 들려주고 있는 Ekler'O'Shock 등이 대표적인 누 레이브 계열의 레이블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패션이나 라이프 스타일에서도 적잖은 커뮤니케이션을 이루며 새로운 문화를 형성해가고 있다. 닳아빠진 컨버스 스니커즈를 신고 아이팟을 들으며 거리를 누비는 힙스터, 약간 번진 스모키 메이크업에 일부러 머리를 빗지 않고 다니는 프렌치 시크, 쇼킹하고 노이지한 음악과는 상반되는 라코스테(Lacoste)나 아메리칸 어패럴(American Apperel)의 군더더기 없이 정돈된 룩, 레깅스처럼 온몸에 찰싹 달라붙는 스키니 룩을 입기 위한 자발적 채식 등의 라이프 스타일은 누 레이브 컬처와 상당 부분에서 교집합을 이루며 성장해가고 있다. 이는 전쟁 우발 지역인 이스라엘에선 프로그레시브 트랜스가 발달하고, 독일에선 섬세한 미니멀 테크노가 발달하고, 아이슬랜드에서 자연지향적인 슈게이징같은 음악이 발달한 이유들과 연장선상의 의미를 갖고 있을 것이다.


Away from the YUKSEK!


YUKSEK - AWAY FROM THE SEA (2009/Album)


누 레이브 신의 수많은 뮤지션 중 최근 큰 주목을 받는 중인 원맨 밴드 yuksek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다. (유섹, 이라고 읽고 싶으나 어떻게 읽는지 확인사살이 안되었으므로 그냥 영문으로 표기하겠다.) 그는 일렉트로 내에서도 맥시멀한 스타일의 마스터크래프트(MSTRKRFT), 엘에이 라이엇(LA Riots)같은 딤막 레코드 소속의 뮤지션들이나 크룩커스(Crookers), 디제이 펑크(DJ Funk)같은 게토 테크 스타일의 뮤지션들과 더불어 단연 주목해볼만한 아티스트 중 하나다. 애인 사이인가 의심이 들 정도(?)로 절친한 동계열의 뮤지션 브로딘스키(Brodinski)와 알파비트(Alphabeat)의 앨범에  참여하기도 했고, 발매 한 이래 여전히 스타디움형 찬미가로 회자되고 있는 저스티스(Justice)의 D.A.N.C.E.를 리믹스하기도 했다. Yuksek의 은 2008년 한 해, 'Tonight'이라는 튠의 명징한 가사와 흡입력 있는 곡 구성으로 유럽의 일렉트로 신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Tonight,

Take My Hand,

Go Ahead

 


가사는 간단하다. 하지만 이 간단함이 시종일관 달리는 멜로디 라인과 찰떡궁합의 호흡을 이뤄냈다. 그는 이러한 인기로 시드니 파크라이프에 등장한데 이어 올해 일본의 선굵은 페스티벌 중 하나인 섬머소닉(SummerSonic)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렸다. 2월에는 첫 풀렝쓰 앨범 <Away from the Sea>가 발매된 데 이어, 최근에는 유니버셜 뮤직 프랑스와 계약 후 싱글 <Extraball>을 발매했다. 여성 보컬 아만다 블랭크(Armanda Blank)가 피처링한 이 곡에는 마치 랩을 하는 듯 남녀가 주고받는 보컬 구성이 돋보이는 데, 이에는 마스터크래프트(MSTRKRFT)가 일전에 흑인 랩퍼 N.O.R.E.를 영입하면서 시도한 바 있는 그라임(grime)의 향기가 풍겨온다.


Yuksek / Tonight


Yuksek / Extraball


그는 대중이 좋아할만한 요소에 부응되는 콘텐츠를 두루두루 지닌 아티스트인 듯 하다. 음악적인 면도 그렇거니와 비주얼, 퍼포먼스 등 엔터테이너적인 요소들 말이다. 물론 이제 막 풀렝쓰 앨범을 발매 한 터라 우리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것 뿐이겠지만 그의 미래는 밝다고, 아니 밝아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개구리알처럼 알찬 발전 가능성을 상당 부분 내포하고 있는 뮤지션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검정치마. 팀명만 보고 유관순 열사의 그것을 떠올렸다면 당신은 이들에게 다소 무리한 기대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역사를 폄하하는 얘기가 아니라, 펑퍼짐한 아줌마 치마를 입히기엔 이들의 잘빠진 몸매가 아깝다는 얘기다. 재일교포 2세에게 한국산 김치의 우월함을 열토하고, 3개국의 피를 물려받은 재독교포에게 족발이 아이스바인(독일식 족발)보다 맛있다고 웅변할지언정, 그들은 오리진(origin)은 한국 본토의 감수성을 이해할 수 없다. 외국인이 조지훈의 승무에 등장하는 '나빌레라'라는 언어유희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랄까. 이렇게 애초에 기대치를 줄이고 듣는다면, 검정치마의 1집 [201]에 담긴 다국성(多國性)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기대할 수 없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 다국적, 다출처의 양질의 음악이 모인 검정치마의 1집 은 분명 그 자체로 '백화점'이다.

다국적, 다장르로 마블링된 인디록
'한국 노래가 아닌 것 같아'라는게 이들의 음악을 접한 이들의 첫번째 반응이다. '강아지'나 '아방가르드 킴'의 도입부를 들으면 우리는 어렵지 않게 세네팀 이상의 영미 밴드들의 이름을 이야기할 수 있다. 그러나 '좋아해줘' ,'Antifreeze'의 신디사이저의 '뿅뿅'거리는 전자음과 '구남과여라딩스텔라'류의 처연한 혼잣말에서는 이제 막 첫앨범을 발매한 신인 밴드의 로파이한 풋풋함이 묻어난다. 이렇게 검정치마는 내공없이는 절대 쉽게 넘을 수 없는 홍대와 뉴욕이라는 먼 거리를 구렁이 담 넘듯 드나든다.

한 가지 더 재밌는 것은 밴드 멤버들의 취향과 출신이다. 검정치마의 작곡/작사를 맡고 있는 팀의 중추 보컬 조휴일은 이름만 들어도 무시무시(?)한 하드코어 밴드 '일진회'출신이고 드러머는 '라르크 엔 시엘(L'Arc~en~Ciel')의 유키히로와 뮤즈(Muse)의 도미닉을 좋아한단다. 아니, 뉴욕도 모자라 이제 일본까지! 라고 한다면 할 말 없겠지만, 어쨌든 검정치마는 우리에게 햄치즈 샌드위치와 김치를 같이 먹어도 맛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한국 록신에서의 이들의 등장은 마치 아무 생각없이 한 판의 달걀을 하나하나 깨먹다가 오리알을 발견한 것마냥 갑작스러웠다. 스트록스(the Strokes)와 프란츠 퍼디난드(Franz Ferdinand), 악틱 멍키스(Arctic Monkeys)등이 2000년 중후반의 영미권 록신을 뒤흔든 것에 비해 국내의 개러지 리바이벌 붐은 좀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부터라도 갤럭시 익스프레스와 검정치마, 파블로프 등으로 이어지는 섹시한 록의 네이밍을 이들의 레이블 명을 딴 '루비살-록(RubiSa-Rock)'이라고 불러도 그다지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안정된 프로필과 바이오그래피가 나온 후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게 만들어지는, 개러지록 혹은 인디록이라는 장롱 안에 넣기엔 억울해서 자꾸만 쇼윈도에 걸게되는 '검정치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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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것은 어디에도 없다. 누군가의 영향을 받은 누군가, 의 영향을 받은 또 누군가, 의 영향을 받은 누군가, 가 그 수많은 밑그림 위에다 자신의 그림을 그려나가는 것이다. 그 누군가의 그림은 또다른 사람의 밑그림이 된다. 우리는 모두 보이지 않는 여러 개의 끈으로 연결돼 있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모두 어느 정도는 디제이인 것이다.

(김중혁, <악기들의 도서관> 중 '비닐광 시대', 104p)

때로는 완벽한 문장을 말하는 것보다 어떤 이름이나 어떤 단어나 어떤 고유명사를 얘기할 때 이야기가 더 잘 통하는 법이다.

(김중혁, <악기들의 도서관> 중 '나와 B', 191p)

기타치는 소설가 김중혁의 두번째 소설집. 개인적으로 '음악'이라는 화두에 이끌려서 읽었지만 소설적 흡입력은 전작 <펭귄 뉴스> 쪽이 더 강했던 것 같다. 그래서 나쁘다는게 아니고, 그래서 의미있는 것 같다. 분명 이 작품은 물론 일반 독자에게 단번에 어필하는 강렬한 재미와 발빠른 전개의 소설은 아니다.

<펭귄뉴스>가 레모네이드라면, <악기들의 도서관>은 레몬차다. 소설의 감각적인 면을 약간 가감하되, 좀 더 본질에 충실하게 접근했다는 이야기다. 단발적이고 자극적인 것이 만연한 현대의 매커니즘 속에서 정말 예술만이 인류를 구원할 수 있다면, 이러한 형태의 소설은 앞으로 더욱더 확대재생산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독자접근성의 문제가 차후로 밀리게 되더라도 비단 그건 문학만의 문제는 아니니까. 후세의 누군가는, 언젠가는, 이 책을 발견하게 될테니까.

음악이라는 소재를 소설을 위한 소설 형태로 녹여냈다는 것과, 전작에 비해 유머는 약해졌지만 휴머니티는 잃지 않았다는 점에서 믿음이 간다. 이번에도 역시 그의 편에 서고 싶다. 소설가에게든, 음악가에게든  메세지 창출이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예술가의 자유와 권리이기 때문이다.

[MV] Jack Beauregard - Anyone Around

독일의 인디레이블 Tapete Records에서 가장 파퓰러한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고 느끼고 있는 팀, 베블린 출신의 일렉트로닉 팝 듀오 잭 뷰리가드(Jack Beauregard)입니다. 팀명은 헨리 폰다 주연의 이탈리아 웨스턴 무비 '무숙자'라는 영화의 캐릭터 이름이라고 하네요. Daniel Schaub(Vocal, Guitar)와 Par Lammers(Keyboards, Vocal) 이렇게 두 멤버로 이뤄져있고 Schaub가 팝적인 부분, Lammers가 일렉트로닉적인 부분을 맡고 있습니다.

데뷔 앨범 'Everyone is Having Fun'이 지난 4월 발매되었습니다. 분명 신디사이저가 들어가긴 했지만 이를 배제한다면 이들의 음악은 미니멀 팝에 가깝습니다. 말하자면 기타팝이라는 모국어에 신디사이저와 이펙트를 양념삼아 살짝씩 가미한 셈이랄까요. 실로 앨범에서 'Wednesday'나 'Any Snow'는 그들이 직접 영향받았다고 이야기하는 비틀즈, 닐 영 등의 기타팝을 떠오르게 합니다. 반면에 대표곡인 'Anyone Around'같은 곡은 도입부부터 멜로딕한 디스코 리듬으로 시작하지요. 싱글도 없이 이제 막 데뷔 앨범이 나온 파릇파릇한 듀오이지만 'Anyone Around' 한 트랙만 놓고 봐도 미래가 매우 기대되는 그룹입니다.

more info
http://jackbeauregard.com/


북잉글랜드 출신의 맨체스터 트리오 델픽(Delphic)은 모듈러(Modular)가 주목하는 신인입니다. 뉴-웨이브, 포스트-펑크의 향기를 가득 머금은 사운드 톤 속에는 케미컬 브라더스(Chemical Brothers)부터 최근의 피닉스(Phoenix)를 아우르는 독특한 아우라가 그려지네요. 이들의 음악은 앱스트랙트 아트, 러시아 영화, 문학 등에서 받았다고 합니다. 원래 벨기에의 테크노 레이블 R&S 소속이었으나 지금은 모듈러입니다. 

현재 이들은 블록 파티(Bloc Party)와 비슷한 형식으로 이름을 알리는 중입니다. 블록 파티는 유럽과 일본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로 명성을 쌓기 시작했는데요, 델픽도 마찬가지입니다. 섬머소닉(Summersonic), 리즈(Leeds), 리딩(Reading), 크림필드(Creamfields) 등의 굵직한 페스티벌로부터 러브콜을 받고있다고 하네요.


데뷔 싱글 'Counterpoint'의 프로모 영상입니다. 올해 4월 13일 발매되었고, R&S를 통해 릴리즈되었네요.


두번째 싱글 'This Momentory'. 8월 31일 키츠네를 통해 발매 예정입니다.


한 편 델픽의 정식 EP는 8월 28일 발매됩니다. 'Counterpoint' 'This Momentary'와 추가 리믹스 트랙 몇 곡이 더해질 예정이라 하니 꼭 들어봐야겠네요. 

내년 발매를 앞둔 풀렝쓰 앨범은 베를린 출신 프로듀서 이완 피어슨(Ewan Pearson)이 맡는다고 합니다. 랩쳐(The Rapture), 골드프랩(Goldfrapp), 엠에이티쓰리(M83) 등 쟁쟁한 아티스트들의 프로듀서로 활약했다네요. 포스트록적 앰비언스를 귀신같이 잘 구현해내는 그의 능력이 부디 이번에도 멋지게 발휘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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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delphic.cc/



 


Schwefelgelb - I Keep My Eyes Shut


(좌, 에디 / 우, 시드) 왠지 화나서 길길이 날 뛸 듯한 시드를 에디가 말리는 삘입니다.

독일의 Tapete Records라는 인디 레이블에 소속된 일렉트로-게토테크 듀오입니다. CSS의 러브폭스, YYYs의 캐런 오, 크리스탈 캐슬의 앨리스 등 퍼포먼스에 강한 라이엇 걸에 대적할만한 똘끼충만 보컬 시드(Sid)는 전자음악 작곡을 해왔고, 프로그래밍과 신디 등을 맡은 가끔 에디(Eddy) (시드가 앞에서 내지를 때 뒤에서 맥을 만지는 와중 가끔 코러스도 넣더군요.)는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이라고 하네요. 프로필을 보면 Nyx와 Hal이라는 얼굴없는 멤버가 함께 있긴한데, 이들은 이른바 'Remote-Controlled Dancers'라고 합니다. 백댄서의 개념인가봅니다만 유튜브 라이브 영상들에선 찾아보기가 힘드네요.

안타깝지만 팀명이 독일어라서 더더욱 발음이 어떻게 되는지 모르습니다. (혹여나 지나가다가 독어에 능통한 분이 계시다면 따사로운 댓글을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음악적인 면에선 본인들 스스로가 80년대 뉴 웨이브, 펑크에 영향을 받았다고 얘기합니다. 아도겐(Hadouken!), 크리스탈 캐슬(Crystal Castles), 하츠레볼루션(Heartsrevolution) 등의 트래쉬 계열의 멜로디와 사정없이 내지르는(?) 보컬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어필할 것 같네요.

마드리드, 리스본, 글래스고 등을 다니며 라이브를 해오던 중 셧디스코(SHITDISCO)에게 "Intense, electric, inspiring."라고 세 단어의 칭찬을 받기도 했다네요. 이번달 29일엔 일본 요코하마 아레나에서 열리는 와이어 페스티벌(Wire Festival)에 출연한다고 합니다.
 


Schwefelgelb - Stein auf stein



앨범 아트웍들이 굉장히 빈티지하고 예쁩니다. 그런데 홈페이지 디자인도 만만치않습니다. 에디가 직접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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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chwefelgelb.de/index.html

여러분은 맨체스터 사운드와 매드체스터 사운드를 나누는 기준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보통 케미컬 브라더스(The Chemical Brothers) 등장 전후로 구분하자는 의견이 많은 듯 합니다. 그런 맥락으로 보자면, 영국의 4인조 밴드 더 윕(The Whip)은 매드체스터 이후의 누-레이브 붐 속에서 소리없이 강한 음악을 하고 있는 밴드입니다. 나온 거라고는 정규 앨범 1장과 싱글 몇 장이 다인데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 (Ultra Music Festival) 서브 헤드라이너급으로, 후지 록 페스티벌 (Fuji Rock Festival)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습니다.

         Nathan Sudders(베이스),  Danny Saville(키보드), Fiona Daniels(드럼) and Bruce Carter(보컬,기타)
키보드인 대니 새빌과 보컬 브루스 카터 둘은 The Whip REMIXES!!!를 맡고 있답니다.


피오나 대니얼과 그녀의 남친, 매튜 (코미디 배우라고 합디다.)
(기사 원문:http://www.thesun.co.uk/sol/homepage/showbiz/bizarre/article1341123.ece)

이러한 윕의 인기에는 훅과 멜로디가 뚜렷한 개러지 록, 일렉트로, 댄스 펑크를 적절히 배치한 웰메이드 데뷔 앨범이 큰 작용을 했을 것입니다. 이에는 카사비안(Kasabian)과 악틱 멍키즈(Arctic Monkeys)의 프로듀서, 짐 애비스(Jim Abbiss)의 능력이 십분발휘 되었지요. 그러나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남성팬들의 총애를 얻고 있는 이 분의 얘기를 뺴놓을 수가 없네요. 바로 여성 드러머 피오나 대니얼(Fiona Daniels)입니다.
 

[MV] The Whip - Trash

(전주가 깁니다. 그러나 긴 뜸을 들인만큼 후렴의 강력한 훅으로 보상이 되는 놀라운 능력을 가진 곡입니다.

어느 분은 맥 화이트의 맥아리없는 연주를 듣다가 그녀를 보니 안구+청력정화가 동시에 된다(?)는 개인적인 의견을 피력하기도 하시던데요, 네. 제가 봐도 'Trash' 뮤직비디오에서의 그녀는 정말 섹시합니다. 스모키 화장에 무심한듯 시크한 표정이라니요.

그건 그렇다 치더라도, 진짜 주목해야하는 점은 더 윕(The Whio)이 키츠네(Kitsune)도 (키츠네에서 'Divebomb'등의 싱글이 컷 되긴 했었지만요.) 모듈러(Modular)도 아닌 서든 프라이드(Southern Fried) 소속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크룩커스(Crookers), 신이치 오사와(Shinichi Osawa)와의 접선이 빨랐나봅니다. 위키피디아 기준으로 그들의 데뷔 앨범 트랙리스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리믹스 앨범은 키츠네 메종 못지 않습니다.

The Whip - X MARKS DESTINATION (2008.3.24)

Standard UK edition

  1. "Trash" – 6:22 ***
  2. "Frustration" – 5:00
  3. "Fire" – 5:16
  4. "Save My Soul" – 5:11
  5. "Sirens" – 4:19
  6. "Divebomb" – 5:40 **
  7. "Blackout" – 6:12 ***
  8. "Muzzle #1" – 4:59 **
  9. "Sister Siam" – 4:52 **
  10. "Dubsex" – 4:09

US iTunes release

  1. "Trash" – 6:20
  2. "Frustration" – 4:51
  3. "Fire" – 5:11
  4. "Save My Soul" – 5:09
  5. "Sirens" – 4:18
  6. "Divebomb" – 5:38
  7. "Blackout" – 6:10
  8. "Muzzle #1" – 4:50
  9. "Sister Siam" – 4:43
  10. "Dubsex" – 4:07
  11. "Blackout (Shinichi Osawa Remix)" – 5:40
  12. "Muzzle #1 (Bloody Beetroots Remix)" - 4:06
  13. "Sister Siam (Bitchee Bitchee Ya Ya Ya Remix)" - 4:49
  14. "Trash (Crookers Remix)" - 6:01
  15. "Trash (South Central Remix)" - 5:43
  16. "Sister Siam (Justin Robertson Dub)" - 5:36
The Whip - REMIX MARKS DESTINATION

1. Frustration (Van She Remix) 5:36
2. Trash (Crookers Remix) 6:04
3. Muzzle No. 1 (Bloody Beetroots Remix) 4:08
4. Frustration (Hadouken! Remix) 3:29
5. Trash (South Central Remix) 5:45
6. Blackout (Ashley Beedle Remix) 8:54
7. Frustration (Black Affair Instrumental) 4:51
8. Muzzle No. 1 (Black Ghosts Remix) 5:29
9. Sister Siam (Bitchee Bitchee Ya Ya Ya Remix) 4:53
10. Frustration (Hearts Revolution Remix) 2:46



more info
http://www.myspace.com/thewhipmanchester



Donovan이라는 이름의 프렌치 일렉트로 듀오입니다. In The Club이라는 신생 댄스록 밴드의 곡을 멋지게 리믹싱한 것을 듣고 반했었는데, 어느덧 surkin이 소속되어있는 시티즌 레코드 소속이 되었군요. breakbot도 에드뱅어에 들어가더니, 모두들 레이블에 소속되어 안정을 찾고 싶은가 봅니다. (추세인가요.) 마이스페이스에 올라온 오리지널 튠 2곡 ('Ventura', 'YO' 을 들으면 곡의 수준들이 이미 어느 정도는 적당한 평준화가 된 같긴 합니다만, 곧 시티즌에서 'CHORD'라는 타이틀의 EP 앨범이 발매될 거라고 하니 기대해보겠습니다. 


REMIXES :

Bob Sinclar feat. Sugarhill Gang - Lala Song / Universal

Sebastien Tellier - Kilometer / Record makers

Something à la mode - Rondo Parisiano / Yellow

Arnaud Rebotini - Un Cheval d'orgeuil / Citizen Record

Sebastien Tellier - Sexual Sportswear / Record makers

Teenage bad girl - USB Dick / Citizen Record

Léonard de léonard - Screaming Dance / Ekleroshock

In The Club - Turn you on / Bandroom Records

Digiki - Kraftpunk / Tokyo Fun Party

In The Club - She's a man / Discograph


more info
http://www.myspace.com/0donovan0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을 다녀왔습니다. 스타세일러와 언니네 이발관때문에 눈물 콧물 좀 짰습니다. 베이스먼트 잭스 때는 새로산 목걸이의 보석 한 알이 빠지는 바람에 조금 슬펐지만, 죽도록 재밌었습니다. 나이를 잊은 위저는 한없이 귀여웠고 폴 아웃 보이는 너무 잘해서 입을 떡 벌리게 만들었으며, 오아시스는 'Don't Look Back in Anger'의 여운을 짙게 남겨주었습니다. 신인 밴드 메이트는 굉장한 가창력으로 청중을 압도하더군요. 샤방한 미모와 목소리의 프리실라 안은 남덕들의 침샘을 자극하였습니다. 사실 이번 라인업은 제 취향은 않았지만 2년 동안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 가보지 못한 한을 말끔히 녹여주기에 충분했습니다. 브라보!

그럼 본론으로 넘어와서 Animal Collective의 옾히셜 비디오에 집중해보겠습니다. 요즘 국내로 유입되는 인디록계의 동향을 보자면 The Whitest Boy Alive, Pacific!, JJ 등으로 이어지는 트로피컬 서프 뮤직을 표방한 미니멀 인디팝, MGMT, Empire Of The Sun 등으로 이어지는 네오 사이키델릭 록, Chairift나 Passion Pit 등으로 대변되는 캐치한 클럽 록 풍의 곡들이 빈도 높은  주목을 받곤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런 신상밴드 붐 속에서도 애니멀 컬렉티브 횽아들은 톡톡한 형님노릇을 해주십니다. 아, '짬밥'이란 이런 걸까요. Bjork이 앨범 [Volta]에서 예언했던 신세기형 사이키델리아를 그야말로 온몸으로 실천하고 계십니다. 이미 그들에 대한 이야기는 나올만큼 나왔기에, 그저 닥치고 감상하는 게 최선의 방법인 것 같네요. 이런 음악을 들으면 정말 음악만이 세상을 구원할 것 같습니다.


Animal Collective - Summertime Clothes.



 



80kidz. 얼마 전에 두번째 앨범 [This is my shit]이 국내 라이센스됨과 동시에, 동시에 올 8월초 부산에서 LIVE SET으로 내한 예정. 한 명의 여자멤버, 두 명의 남자 멤버로 모두 일본인이고 80년대생이라 80kidz라고 한다. 의미는 대략 80년대에 태어난 뉴록키즈, 정도가 되겠다.

Nu-Rave, Dance Rock의 뿌리에는 유럽에 이미 현지화 되어버린 일본 문화가 있다. 실로 05년 전후로 유럽 등지에 일렉트로 크래쉬, 누 레이브 문화가 범람했던 것의 근저에는 일본발 하이패션의 유행이 있었다. YELLE과 퍼퓸의 뮤직비디오를 연이어 보거나 헬로 키티를 좋아하고, 고갸루풍 화장을 즐기는 영미권 젊은이들을 생각해본다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 

알록달록한 비비드 컬러 매칭, 닌텐도와 도스 게임, 스트리트 파이터의 향수. 80kidz는 멤버 전원이 일본인이라는 점에서 더욱이 이런 이슈의 중심에 서기 유리했다. 허나 80kidz는 절대 유럽발 일렉트로의 따라쟁이가 아니다. 이들은 진정한 음악적 퍼스널리티를 가진 록 뮤지션이며, J-Electro신의 노른자위를 쥐락펴락하는 댄스 뮤직계의 선두주자다.

그리고 앨범 [Live Begin at Eighty]와 [This is my shit]이 이를 증명한다.

+
아이돌 음악과 테크노팝을 절묘하게 접목한 일본 그룹 퍼퓸의 폭풍적 인기. 세인트바이너리, 롤러코스터 등 전자음악 1세대 뮤지션들을 앞세우며 일렉트로 하우스를 들고 나온 브라운 아이드 걸스. 멜로딕 트랜스 곡이라는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와 드럼 앤 베이스의 걸팝화를 성공시킨 Gee. 아이튠스 유통을 의식한건지 정통 클럽풍 일렉트로니카를 들고 나온 에픽 하이의 리믹스 앨범을 들으며 대중 가요에 더욱 적극적으로 반영될 순혈 전자음악의 앞날을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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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myspace.com/80kidz


2000년대 중반 이후 전세계적으로 뒤늦은(?) 일렉트로니카 붐이 일고 있다. 일렉트로니카의 부분적인 면을 차용한 팝,밴드 뮤직들이 주목을 받는 경향과 더불어 이는 패션, 아트, 라이프 스타일, 광고계 등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치는 중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실험과 시도들에 비하자면 최근의 갑작스러운 조명은 다소 쌩뚱맞아보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전자음악의 과거력을 더듬을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일렉트로니카의 자양분을 먹으며 진화하는 문화계의 동세를 보자면 이 현상은 꽤나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컬러풀한 원색의 패션과, 록과 일렉트로니카를 섞은 듯한 정체 불명의 음악, 스트레이트한 멜로디와 훅까지. 이른바 'Simply Wonderful'로 대변되는 80년대 누레이브 컬처의 범람. 이는 음악적으로 보자면 스트록스(The Strokes), 프란츠 퍼디난드(Franz Ferdinand)등의 개러지 리바이벌 붐, CSS, 릴리 알렌(Lilly Allen) 등의 뮤지션이 주목받는 발판 작용을 한 마이스페이스 유행 등을 발판삼아 자라났다. 음악 면에서만 보자면 인디록의 역사를 다시 썼다는 극찬까지 받고 있는 엠지엠티(MGMT), 유럽 언더그라운드 일렉트로닉 신에서 크게 주목 받았던 컷 카피(Cut Copy)와 레이트 오브 더 피어(Late Of The Pier), 비교적 대중적인 일렉트로닉 록을 들려주는 카사비안(Kasabian), 킬러스(The Killers) 등의 음악만 봐도 누 레이브의 영향이 적잖게 드러난다. 국내에서는 최근에서야 샤이니, 빅뱅 (직접 DJ를 할 정도로 누레이브 신에 관심이 많은 디자이너 하상백 덕에 빅뱅보다는 샤이니가 좀 더 '정통' 누레이브에 가까운 패션을 선보였다.), 컬러풀 스키니진과 80년대의 향수를 대놓고 자극하는 롤러 브레이드를 착용한 소녀시대, 미러볼을 떼다 붙인 듯한 엄정화와 손담비의 음악과 패션 등에서 누 레이브의 향기가 풍겨온다.


이처럼 누 레이브 열풍은 음악에서의 장르적 특질에 한정되기 보다는 패션, 무서운 속도로 진화하는 중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른바 누 레이브 컬처의 '일렉트로'적인 사고 방식은 메이저와 인디의 경계를 가르는 대중의 사고방식을 깡그리 무시한다는 점이다. 이는 과거 음악들에서 느껴진 저항과 우울에서 진화된, 이른바 '신세기형 유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하다. 그것은 또한 '일렉트로'라는 장르가 그만큼 세태의 흐름과 시국에 민감한 장르라는 의미를 드러내는 점이기도 할 것이다.


* 누 레이브(Nu Rave)란 ?


2005년 전후 프랑스, 독일 등을 중심으로 발달한 음악의 장르 겸 서브 문화를 총칭한다. 음악적인 면에서 보자면 록의 강렬함과 일렉트로니카의 댄서블한 부분이 조화를 이룬 것이 특징으로 클럽 록(club rock), 누 록(nu rock), 일렉트로크래쉬(electroclash)라는 이름과 연장선상의 의미를 갖는다. 얼마 전 해피로봇을 통해 컴필레이션이 런칭된, 일렉트로 신의 거대한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키츠네(kitsune), 데본 아오키의 오빠인 스티브 아오키가 설립한 디막(Dimmak), 다프트 펑크의 레이블인 다프트 트랙스(Daft Trax) 출신의 비지 피(Busy P)가 설립한 에드 뱅어 레코드(Ed Banger Records), 컷 카피(Cut Copy), 예예예스(Yeah Yeah Yeahs) 같은 걸출한 뮤지션들이 소속된 모듈라(Modular), 서킨(surkin), 택틸(tacteel) 등이 소속된 인스티튜브(Institubes), 덴져(danger), 데이타(DatA) 처럼 말그대로 쇼킹할 정도로 맥시멀한 음악을 들려주고 있는 Ekler'O'Shock 등이 대표적인 누 레이브 계열의 레이블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패션이나 라이프 스타일에서도 적잖은 커뮤니케이션을 이루며 새로운 문화를 형성해가고 있다. 닳아빠진 컨버스 스니커즈를 신고 아이팟을 들으며 거리를 누비는 힙스터, 약간 번진 스모키 메이크업에 일부러 머리를 빗지 않고 다니는 프렌치 시크, 쇼킹하고 노이지한 음악과는 상반되는 라코스테(Lacoste)나 아메리칸 어패럴(American Apperel)의 군더더기 없이 정돈된 룩, 레깅스처럼 온몸에 찰싹 달라붙는 스키니 룩을 입기 위한 자발적 채식 등의 라이프 스타일은 누 레이브 컬처와 상당 부분에서 교집합을 이루며 성장해가고 있다. 이는 전쟁 우발 지역인 이스라엘에선 프로그레시브 트랜스가 발달하고, 독일에선 섬세한 미니멀 테크노가 발달하고, 아이슬랜드에서 자연지향적인 슈게이징같은 음악이 발달한 이유들과 연장선상의 의미를 갖고 있을 것이다.


Away from the YUKSEK!


YUKSEK - AWAY FROM THE SEA (2009/Album)


누 레이브 신의 수많은 뮤지션 중 최근 큰 주목을 받는 중인 원맨 밴드 yuksek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다. (유섹, 이라고 읽고 싶으나 어떻게 읽는지 확인사살이 안되었으므로 그냥 영문으로 표기하겠다.) 그는 일렉트로 내에서도 맥시멀한 스타일의 마스터크래프트(MSTRKRFT), 엘에이 라이엇(LA Riots)같은 딤막 레코드 소속의 뮤지션들이나 크룩커스(Crookers), 디제이 펑크(DJ Funk)같은 게토 테크 스타일의 뮤지션들과 더불어 단연 주목해볼만한 아티스트 중 하나다. 애인 사이인가 의심이 들 정도(?)로 절친한 동계열의 뮤지션 브로딘스키(Brodinski)와 알파비트(Alphabeat)의 앨범에  참여하기도 했고, 발매 한 이래 여전히 스타디움형 찬미가로 회자되고 있는 저스티스(Justice)의 D.A.N.C.E.를 리믹스하기도 했다. Yuksek의 은 2008년 한 해, 'Tonight'이라는 튠의 명징한 가사와 흡입력 있는 곡 구성으로 유럽의 일렉트로 신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Tonight,

Take My Hand,

Go Ahead

 


가사는 간단하다. 하지만 이 간단함이 시종일관 달리는 멜로디 라인과 찰떡궁합의 호흡을 이뤄냈다. 그는 이러한 인기로 시드니 파크라이프에 등장한데 이어 올해 일본의 선굵은 페스티벌 중 하나인 섬머소닉(SummerSonic)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렸다. 2월에는 첫 풀렝쓰 앨범 <Away from the Sea>가 발매된 데 이어, 최근에는 유니버셜 뮤직 프랑스와 계약 후 싱글 <Extraball>을 발매했다. 여성 보컬 아만다 블랭크(Armanda Blank)가 피처링한 이 곡에는 마치 랩을 하는 듯 남녀가 주고받는 보컬 구성이 돋보이는 데, 이에는 마스터크래프트(MSTRKRFT)가 일전에 흑인 랩퍼 N.O.R.E.를 영입하면서 시도한 바 있는 그라임(grime)의 향기가 풍겨온다.


Yuksek / Tonight


Yuksek / Extraball


그는 대중이 좋아할만한 요소에 부응되는 콘텐츠를 두루두루 지닌 아티스트인 듯 하다. 음악적인 면도 그렇거니와 비주얼, 퍼포먼스 등 엔터테이너적인 요소들 말이다. 물론 이제 막 풀렝쓰 앨범을 발매 한 터라 우리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것 뿐이겠지만 그의 미래는 밝다고, 아니 밝아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개구리알처럼 알찬 발전 가능성을 상당 부분 내포하고 있는 뮤지션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검정치마. 팀명만 보고 유관순 열사의 그것을 떠올렸다면 당신은 이들에게 다소 무리한 기대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역사를 폄하하는 얘기가 아니라, 펑퍼짐한 아줌마 치마를 입히기엔 이들의 잘빠진 몸매가 아깝다는 얘기다. 재일교포 2세에게 한국산 김치의 우월함을 열토하고, 3개국의 피를 물려받은 재독교포에게 족발이 아이스바인(독일식 족발)보다 맛있다고 웅변할지언정, 그들은 오리진(origin)은 한국 본토의 감수성을 이해할 수 없다. 외국인이 조지훈의 승무에 등장하는 '나빌레라'라는 언어유희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랄까. 이렇게 애초에 기대치를 줄이고 듣는다면, 검정치마의 1집 [201]에 담긴 다국성(多國性)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기대할 수 없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 다국적, 다출처의 양질의 음악이 모인 검정치마의 1집 은 분명 그 자체로 '백화점'이다.

다국적, 다장르로 마블링된 인디록
'한국 노래가 아닌 것 같아'라는게 이들의 음악을 접한 이들의 첫번째 반응이다. '강아지'나 '아방가르드 킴'의 도입부를 들으면 우리는 어렵지 않게 세네팀 이상의 영미 밴드들의 이름을 이야기할 수 있다. 그러나 '좋아해줘' ,'Antifreeze'의 신디사이저의 '뿅뿅'거리는 전자음과 '구남과여라딩스텔라'류의 처연한 혼잣말에서는 이제 막 첫앨범을 발매한 신인 밴드의 로파이한 풋풋함이 묻어난다. 이렇게 검정치마는 내공없이는 절대 쉽게 넘을 수 없는 홍대와 뉴욕이라는 먼 거리를 구렁이 담 넘듯 드나든다.

한 가지 더 재밌는 것은 밴드 멤버들의 취향과 출신이다. 검정치마의 작곡/작사를 맡고 있는 팀의 중추 보컬 조휴일은 이름만 들어도 무시무시(?)한 하드코어 밴드 '일진회'출신이고 드러머는 '라르크 엔 시엘(L'Arc~en~Ciel')의 유키히로와 뮤즈(Muse)의 도미닉을 좋아한단다. 아니, 뉴욕도 모자라 이제 일본까지! 라고 한다면 할 말 없겠지만, 어쨌든 검정치마는 우리에게 햄치즈 샌드위치와 김치를 같이 먹어도 맛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한국 록신에서의 이들의 등장은 마치 아무 생각없이 한 판의 달걀을 하나하나 깨먹다가 오리알을 발견한 것마냥 갑작스러웠다. 스트록스(the Strokes)와 프란츠 퍼디난드(Franz Ferdinand), 악틱 멍키스(Arctic Monkeys)등이 2000년 중후반의 영미권 록신을 뒤흔든 것에 비해 국내의 개러지 리바이벌 붐은 좀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부터라도 갤럭시 익스프레스와 검정치마, 파블로프 등으로 이어지는 섹시한 록의 네이밍을 이들의 레이블 명을 딴 '루비살-록(RubiSa-Rock)'이라고 불러도 그다지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안정된 프로필과 바이오그래피가 나온 후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게 만들어지는, 개러지록 혹은 인디록이라는 장롱 안에 넣기엔 억울해서 자꾸만 쇼윈도에 걸게되는 '검정치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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